美, 대만 AIT 개관식에 차관보 파견…中 반발 의식했나

입력 2018-06-12 15:28   수정 2018-06-12 22:02

美, 대만 AIT 개관식에 차관보 파견…中 반발 의식했나

대만 카드는 고수…"9월 신관 현판식엔 고위급 파견"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미국 정부가 12일 대만 주재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신청사 준공식에 당초 예상보다 낮은 차관보급 인사를 보내 행사를 치렀다고 대만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이 고위급 인사 파견에 반발해온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AIT 준공식에 고위급 관리를 파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이날 AIT 개관 행사에 마리 로이스 미 국무부 교육문화 담당 차관보가 참석했다.
로이스 차관보는 행사에서 "신청사는 단순히 콘크리트와 유리로 이뤄진 건축물이 아니라 21세기 미국과 대만 파트너십의 안정과 활력을 상징한다"며 적잖은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 대만 양자가 공유하는 신념, 가치 및 신뢰는 광범위한 의제에 대한 견실한 협력의 기초를 다지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도 "AIT 신청사 개관은 대만과 미국의 공동 목표에 대한 신념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우리가 단결해야 모든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타이베이 네이후(內湖)구의 6.5㏊ 부지에 지어진 신축 건물은 2억5천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돼 9년여만에 완공됐다.
로이스 차관보는 미국과 대만의 교류를 확대하는 내용의 '대만여행법' 통과를 주도한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의 부인으로 AIT 개관 행사에 장관급 인사가 파견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 급이 크게 낮은 인사다.
이와 관련해 대만 중앙통신은 중국이 미국 측에 '레드라인'을 제시하며 장관급 인사는 보내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고위급 파견시 미국과 대만간 비공식 관계 인정 수위를 벗어나게 된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같은 날 싱가포르에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파견 인사의 급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오는 9월 열리는 AIT 신관 현판식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할 예정이어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스 차관보와 함께 대만을 찾은 그레그 하퍼 미 하원 의원(공화당)은 앞으로 미국 고위급 관리가 대만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차관보급 인사 파견에 대한 불만보다는 AIT 신관 완공으로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질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미국이 AIT 신관 개관을 통해 대만 주재 인력을 늘리며 대(對) 중국 전략에서 '대만 카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며 "대만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압박할 요인이 더욱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대만 당국이 미국에 밀착할 때마다 그에 대한 확실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힘을 빌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뜨릴 경우 조건 반사적인 공포를 조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lovestaiw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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