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목표 비핵화는 쉽지 않은 과정…속도보다 결과 중요"
"비핵화 과정 국제사회 통제받아야…6자회담으로 복귀 필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의회 인사들은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역사적 사건'이라고 환영하면서도, 이번 회담은 시작에 불과하며 최종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단계적 대북 제재 해제 등을 통한 쉽지 않은 협상들을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의 확실한 보장을 위해 남북미뿐 아니라 러시아·중국·일본이 참여하는 6자회담 틀로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은 "정말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간 회담 결과만으로 한반도 긴장이 즉각 해소될 것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오늘 확실히 북한을 둘러싼 상황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과정에서 희망의 아침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것은 긍정적 분위기를 유지하고 추가적 도발이나 상호 비방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면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여기선 속도가 아니라 결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과정 보장을 위해 6자회담 형식으로 복귀하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알렉세이 체파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도 "김정은은 이번 회담을 공상 과학영화라고 했는데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연이은 상호 비난 성명 뒤에 이런 회담이 이루어지리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이 회담은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트럼프에게선 모든 것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으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하원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유리 슈비트킨도 "한 번의 회담으로 중요한 결론을 도출하진 못할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표시했다.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소속 프란츠 클린체비치 의원은 비핵화 과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통제하에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미국 사람들이 말하듯이 일단은 모든 것이 '오케이'인듯하다. 오래 기다린 회담이 열렸고 (북미) 양측은 협상 지속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하지만 서둘러 결론을 내리고 싶진 않다. 한반도 비핵화와 미국의 북한 체제 안전 보장은 길고 쉽지 않은 과정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종적으로는 상호 행동을 포함하는 일련의 합의 도출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실현 과정은 유엔 안보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면서 "(북한의) 무장해제 요구 준수에 따라 대북 제재도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체비치는 한반도 비핵화는 역내 안보 확보 측면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는 이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세이 푸슈코프 상원 의원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양국 긴장 해소 과정의 첫 단계라고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언론도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세기의 담판'에 큰 관심을 보였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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