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해빙] '3천조원 광물자원'…북한산 석탄으로 발전소 돌리나

입력 2018-06-13 06:01  

[한반도 해빙] '3천조원 광물자원'…북한산 석탄으로 발전소 돌리나
안정적 원재료 조달 가능…광물공사, 남북자원개발사업단 가동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은 석탄과 철광석 등 광물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광물자원 분야에서 남북 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리스크가 큰 해외에서 자원개발사업을 할 필요 없이 가까운 북한에서 다양한 광물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광물자원은 다른 국가나 민간의 접근이 쉽지 않아 정확한 매장량을 알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북중 접경지역 조사와 중국 통신원 등을 통해 북한 광물자원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13일 광물공사에 따르면 북한에는 석회석, 마그네사이트, 철광석, 무연탄, 금 등 42개 광종이 매장돼 있다.
광물공사가 2016년 추산한 이들 광물의 잠재가치는 3천조원에 달한다.
통계청은 2011년 북한 주요통계지표 보고서에서 2008년 기준 북한 광물 매장량의 잠재가치가 약 6천983조원이라고 추산했다.
정확한 통계가 없다 보니 숫자가 들쑥날쑥하다.
매장량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이미 외국 기업이 북한 광물자원 개발사업에 진출해 체결한 투자계약이 총 38건이며 이 중 33건(87%)의 계약 상대국이 중국이다.
광물공사는 북한이 기술·자본·인프라 부족, 전력공급 등의 문제로 광산을 생산능력 대비 20∼30% 수준밖에 운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2016년 북한의 석탄 생산량은 3천106만t으로 남한의 18배, 철광석은 53만t으로 남한의 약 12배다.
남한의 기술과 자본을 수혈하면 생산량 증가는 물론 광물 가공을 통해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하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고가 장비 등을 구매하지 못해 광산 기술이 우리나라보다 10년 정도 뒤처졌지만, 장비나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면 금방 따라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물공사는 통일 후 10년간 주요 광물 수입을 북한산으로 대체할 경우 45조원의 수입대체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국이 광물자원을 무기화하는 시대에 자급률을 높이면 국내 산업계의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에 도움이 된다.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연료인 무연탄, 2차전지 음극재 원료인 흑연이나 제철소에서 사용하는 철광석을 비싼 운송료를 낼 필요 없이 가까운 북한에서 바로 사올 수 있다.
광물공사는 이달부터 '남북자원개발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정촌사업정상화분과, 한반도신경제지도분과, 민간지원분과 등 3개 분과 22명으로 구성됐다.
정촌사업은 남북이 기존 10·4선언에서 합의한 사업이다.
광물공사는 2003년 7월 북한의 명지총회사와 합작계약을 하고 정촌 흑연광산에 665만달러를 투자했다.
2007년 상업생산을 시작해 2023년까지 연간 3천t의 흑연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우리 정부의 5·24조치로 2010년 사업이 중단됐다.
자원개발업계에서는 정촌과 함경남도 단천 지역의 자원산업단지 조성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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