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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제스처 통해 은밀한 파워 게임 펼쳐"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보다는 다소 편안한 모습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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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세기의 회담'으로 불린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디 랭귀지를 통해 은밀한 '파워 게임'을 펼쳤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이 예정된 오전 9시보다 몇 분 일찍 도착했는데 표정은 다소 경직돼 있었고, 손에는 노트북을 들고 있었다.
미국의 바디 랭귀지 전문가 패티 우드는 김 위원장의 이런 모습이 보기보다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면서 "평상시 그의 물건은 다른 사람이 대신 들고 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는 이번 회담에 대한 그의 관심과 우려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분 후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띠지 않은 얼굴에 아무 것도 들지 않은 상태였다.
우드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도 정상들을 두 번이나 기다리게 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시에 도착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일찍 도착하는 것은 이 만남이 그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후 두 정상은 포토 세션을 위해 악수를 했다.
트럼프는 손을 꽉 잡고 팔을 비트는 특유의 악수를 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본인이 우위에 서려는 태도는 유지했다.
우드는 "트럼프가 김 위원장의 팔 상단을 토닥였는데 이는 '정치인의 악수'로 불린다"며 "이런 행동은 따뜻함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힘을 과시하고 회담을 주도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김 위원장은 악수하는 동안 트럼프와 거리를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고 말레이시아의 행동 전문가 류치셍 박사가 분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와 그의 바디 랭귀지에서 느껴지는 압력을 참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이 보복하듯 트럼프의 어깨를 토닥인 것은 '당신은 내 말을 들을 필요가 있어'라는 뜻을 내비친 것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두 정상 모두 상대방에 의해 끌어당김을 당하거나 통제되는 것을 피하려는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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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는 "김 위원장은 포토 세션이 끝난 후 웃음을 띤 모습을 보였지만, 한국 문화에서 이러한 미소는 기쁨의 표현보다는 진짜 감정을 숨기고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가면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태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그는 지난 3월 시 주석과 만날 때는 노트에 그의 발언을 받아적는 겸손한 모습을 연출했고, 문 대통령과 만났을 때는 편안하고 만면에 웃음 띤 모습을 보여줬다.
우드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보다는 에너지가 넘치고 편안해 보였으며, 평소처럼 가끔 옅은 미소를 띠면서 김 위원장을 쳐다봤다"고 말했다.
회담장에 들어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살짝 밀었는데, 이는 자신이 이 회담을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류 박사는 분석했다.
회담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손을 모으고 앉아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낸 것과 달리, 김 위원장은 손을 비비거나 의자를 손으로 잡아 불편함과 긴장감을 드러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회담장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보지 않았는데, 트위터에서는 이 같은 태도를 놓고 여러 말이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눈을 똑바로 보지 않은 것은 '복종'의 의미가 아니라 문화적 차이 때문이라고 호주의 바디 랭귀지 전문가 앨런 피즈는 설명했다.
서양에서 눈을 쳐다보지 않는 것이 진실하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존중의 표현으로 연장자의 눈을 똑바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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