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모호한 약속' 신속하게 구체화 해야"
한미연합훈련 중단에 "준비태세 유지할수 없어" 우려 표시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에서의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에서 기존의 적대관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기로 약속한 데 대해 미 전문가들은 한반도 긴장완화를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내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하는 상황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매우 도발적"이라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미 헤리티지재단의 올리비아 에노스 연구원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공동성명에 대해 "문서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하다"면서 "비핵화의 개념에 대해 북미 간의 간극을 메우려고 시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북미 공동성명에는 비핵화에 대해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한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해왔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는 분명한 거리가 있고,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와 검증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는 지적이다.
에노스 연구원은 "또 하나의 '느낌 좋은' 성명 같다"면서 다만 "가장 긍정적인 신호는 후속회담에 대한 북미의 약속"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제네바 합의에 참가했던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연구원은 WSJ에 "많은 사람이 희망했던 만큼은 아니다"면서 "향후 유용한 단계(조치)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충족했다"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이번 회담 결과는 북미가 신속히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양국 정상이 구축한 프레임워크를 보강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및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중국담당 국장을 지낸 폴 핸리는 AP통신에 "북미 공동성명의 문구는 매우 유약하고, 모호하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핵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비영리재단인 플라우쉐어펀드의 조 시린시온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은 완화됐고 전쟁위험도 줄었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미국 강경파들의 지지를 받는 평화를 향한 과정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시린시온 사무총장은 "그러나 이런 모호한 약속을 신속히 구체화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하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을 위한 북미 간의 신속한 후속 조치를 주문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아시아 담당 고위 관리를 지낸 켈리 매그세이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동맹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매그세이먼은 "충분히 훈련된 군대가 없으면 (유사시) 군사행동을 취하는데 더 큰 비용이 소모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직면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태세를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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