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있는 후보론 내세워 전 제천시장·시민단체 대표 물리쳐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보수 텃밭으로 여겨온 충북 제천·단양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후삼(48) 후보가 당선, 10년 만에 민주당 출신으로 여의도 입성에 당당히 성공했다.
이 후보는 91%를 개표한 14일 오전 1시 30분 현재 48%의 득표율을 올려 2위 자유한국당 엄태영 후보를 3.2%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제천·단양 지역구는 자유한국당 권석창 전 의원이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낙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매우 강한 지역이었던 곳이라 선거 초반에는 이 당선인의 고전이 예상됐다.
민주당은 이 곳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역풍에 힘입은 서재관(당시 열린우리당) 후보가 깃발을 꽂은 이후 국회의원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한국당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 당선은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인식이 퍼질 정도로 보수의 '아성'으로 평가를 받았다.
선거기간 내내 이 당선인을 괴롭힌 건 보수적인 지역의 특성뿐만이 아니었다.
인지도가 높은 야당 후보들이 경쟁자로 나서며 이 당선인을 힘들게 했다.
한국당 후보로는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엄태영 전 제천시장이 출사표를 냈다.
민선 3·4기 제천시장을 지낸 엄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조직력을 앞세우며 지역을 누볐다.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통해 생활밀착형 정치인의 이미지를 쌓아온 바른미래당 이찬구 후보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과 비교해 이 당선인은 조직력이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분석이 많았다.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 당선인은 선거운동 후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뒷심을 발휘,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젊고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그는 2003년 열린우리당 총무국 부장을 시작으로 참여정부 평가포럼 운영팀장,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정무특보 등을 거쳤다.
이 때 맺은 여당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방문, 적극적인 유세 지원에 나선 것이 큰 힘이 됐다.
제천 지역의 한 인사는 "이후삼 후보가 인지도와 경력에서는 다른 후보들에게 밀렸지만, 선거 막판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이 먹히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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