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만에 부산 정치권력 판도 바꿔…소신·뚝심 겸비한 원칙주의자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6·13 부산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오거돈 당선인은 그동안 부산시장 선거에 3번 도전해 실패하고 4수 끝에 꿈을 이뤘다. 말 그대로 '3전4기' 신화를 일군 것이다.
그의 당선은 또 30여년 만에 부산의 정치 지형도를 바꿨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1995년 처음 시작한 민선 1기 지방선거 이래 23년 만에, 그 이전 보수정권의 임명직 단체장 시절을 합하면 30여년 만에 부산지방 권력 교체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그의 첫 번째 부산시장 도전은 2004년 재·보궐선거에서다.
고 안상영 부산시장의 구속에 이은 자살로 2003년 10월∼2004년 5월까지 시장권한대행을 지낸 뒤 2004년 6월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그는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허남식 시장에게 참패를 당했다.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이었지만 범야권 단일후보로 도전했다.
그는 당시 49.34%를 얻어 50.65%를 얻은 서병수 시장에게 득표율 차이로는 1.31%포인트, 표로는 불과 2만701표 차이로 울분을 삼켰다.
서병수 시장과 리턴매치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그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3전4기의 꿈을 이뤘고 민주당 후보로는 첫 부산시장이 됐다는 점이다.
그는 "30년 일당 독점권력을 바꿔주신 부산시민 여러분들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이제는 시민이 주인이고 시민이 행복한 시정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부산시장에 당선됨에 따라 앞으로 부산시정의 업무 패턴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오 당선인은 소신과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업무 스타일을 갖고 있다.
절차를 따지기 보다는 일을 풀어내는 데 무게를 둔다. 이 때문에 그를 두고 융통성을 겸비한 성과 중심의 원칙주의자라고 평가한다.
그는 1974년 행정고시(14회)로 공무원을 시작해 내무부와 부산시 요직을 두루 거친 자타가 인정하는 행정 전문가이자 해양전문가, 교육전문가다.
부산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내무부 편성운영과장 등을 거쳐 부산시 내무국장으로 돌아온 뒤 기획관리실장, 정무부시장, 행정부시장 등 요직을 섭렵했다.
시장선거에서 떨어진 뒤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고 한국해양대 총장, 동명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등산과 성악이 취미이며 술을 즐기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서는 피하지 않는 편이다. 부인 심상애 씨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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