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출마 2명 중 원희룡 당선…재보선 경북 김천서 '뒷심' 발휘
기초단체장 4년 전보다 위력 반감…텃밭서 '묻지마 투표' 변화 조짐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무소속 후보들은 대체로 이변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는 부산과 제주 두 곳에서만 무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중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재선 도전에 나선 원희룡 후보가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 지었다.
원 후보는 선거 기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다.
원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제주지사에 당선됐다가 이후 바른정당을 거쳐 바른미래당으로 적을 옮겼다. 하지만 지난 4월 바른미래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전략상 당선을 위해 '무소속'을 택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으며, 이 같은 전략이 실제로 유효했다고 보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에는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혁 후보가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냈으나, 1%대의 득표율에 그치며 5명의 후보 중 꼴찌를 기록했다.
반면, 4년 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서병수 후보에 간발의 차이로 져 분루를 삼켰던 오거돈 후보는 이번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 광역단체장이 한 명도 선출되지 않았으며, 앞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때는 경남과 제주 2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에 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 12곳 중에서는 5개 선거구에서 6명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이 중 보수의 전통 텃밭 경북 김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대원 후보가 14일 오전 1시 20분 현재(개표율 44.8%) 52.4%의 득표율로 한국당 송언석 후보를 앞서며 선전하고 있다.
최 후보는 당초 한국당 김천시장 후보 경선에 나갔다가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경북 김천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나머지 5명의 무소속 후보는 미미한 득표에 그쳐 정당이 공천한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역부족임을 실감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에도 지난 2014년 선거보다 올해 무소속 후보들의 활약은 미풍에 그쳤다.
이날 오전 1시 20분 현재 226곳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15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당선이 유력하거나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과 2010년 선거에서는 무소속 기초단체장은 각각 29명, 36명 탄생했다.
무소속의 강세는 수도권보다 여야의 텃밭에서 뚜렷했다. 주요 정당의 공천 갈등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에서도 전북 무주군수와 임실군수, 전남 여수시장·광양시장·장성군수·장흥군수·신안군수 등 7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후보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민주당이 호남에서 공천 갈등을 겪으면서 일부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데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묻지마 투표' 성향이 약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영남 지역에서도 6명의 무소속 기초단체장 배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부산 기장군수, 경북 김천시장·안동시장·영천시장·울진군수, 대구 달성군수에서 무소속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들 중에도 한국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한 후보들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강원 지역에서도 동해시장, 횡성군수에서 무소속 후보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광역단체장의 경우 시민들이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까지 생각해 '터줏대감' 정당들에 힘을 실어줬지만, 기초단체장은 부담 없이 무소속 후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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