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년 동안 이뤄놓은 것을 이틀 만에 바꿀 수는 없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 이틀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무적함대' 스페인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떠안은 페르난도 이에로(50·스페인) 감독이 "전력을 다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스페인 축구협회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은 13일(한국시간) 스페인 대표팀의 훈련 캠프가 차려진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 소식을 알리면서 후임 감독으로 이에로를 선택했다.
2016년 7월부터 스페인 대표팀을 지휘한 로페테기 감독이 13일 레알 마드리드와 사령탑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스페인 축구협회가 격노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로페테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 5분 전에야 알았다"라며 신뢰에 금이 간 만큼 더는 대표팀 사령탑을 맡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에로를 곧바로 차기 감독에 선임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A매치 89경기를 소화한 이에로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정규리그만 439경기를 뛴 '레전드 수비수'다.
이에로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축구협회의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거절하면 스스로 용서가 안 될 것 같았다"라며 "월드컵 우승을 위해 용기를 내서 사령탑의 책임을 맡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지난 2년 동안 월드컵을 위해 준비해왔고, 그들을 실망하게 할 수 없었다"라며 "아름답고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로 감독은 코앞에 다가온 월드컵에 대해 대표팀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럴 시간이 부족해서다.
그는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첫 경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지난 2년 동안 대표팀이 해왔던 것에 변화를 줄 수는 없다"라며 "핵심은 일관성을 가지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팀훈련 과정을 모두 설명 들었다"라며 "과거에만 연연하면 월드컵 무대에서 실수할 수 밖에 없다. 감독이 바뀐 것에 대해 안정을 찾고 미래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에서 포르투갈, 모로코, 이란과 맞붙는다. 스페인은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3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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