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민주 압승 속 야3당 표정도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김보경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의 표정도 미묘하게 엇갈렸다.
바른미래당은 기대를 걸었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도 밀려 3위로 내려앉으면서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바른미래당은 독자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나름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온 원내에서의 존재감이 무색하게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단 한 자리를 얻지 못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개혁보수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애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모여 결성한 바른미래당은 선거 참패 이후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한국당과 민주평화당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범보수와 범진보 성향이 뒤섞인 소속 의원들에게 강한 원심력이 작용할 경우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호남 지역에 올인하다시피한 민주평화당은 전북과 전남에서 고창, 고흥, 익산, 함평, 해남 등 5개 기초단체장을 확보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다만 이는 8석 이상의 기초단체장을 가져오려고 했던 기존 목표치에 미달하는 성적일뿐더러 당선을 자신했던 전남 목포시장을 민주당에 내줘 당황한 기색도 없지 않다.
또 후보 중도 사퇴로 광주시장 선거에 아예 참여하지 못한 데다 광주 구청장을 한 자리도 얻지 못한 것은 호남을 핵심 지지기반으로 하는 평화당에 실망스러운 결과다.
한편 평화당은 바른미래당의 위기를 자당 영향력 강화의 기회로 승화하려는 의도도 숨기지 않고 있다.
박주선, 주승용, 김동철 등 국민의당에 있다가 바른미래당으로 넘어간 호남 의원들을 다시 영입해 의석 수를 대폭 늘리려는 것이다. 한국당에 거리감을 보여온 김관영, 권은희, 최도자 의원의 영입도 거론된다.
조배숙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 소속 호남 의원들과 접촉하려고 한다"며 "진작 우리 당에 오셨어야 하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평화당은 민주당이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해 원내 130석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과반까지는 20석이 부족한 만큼 정부·여당의 연정 제안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기도 하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 지역구 의원 1명과 광역 비례대표 의원 10명, 기초 지역구 의원 17명과 기초 비례대표 의원 9명 등 총 37명의 당선인을 배출했다.
비록 기초단체장을 내지는 못했지만, 정당투표에서 10%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었고 '적폐'로 규정한 한국당이 참패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정미 대표는 선대위 해단식에서 "4년 전 3.6%에 불과했던 정당 지지율이 9%대로 올라 제3당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며 "이번 선거를 발판으로 2020년 총선에서 반드시 제1야당을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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