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권 물음엔 "승리도취 느낌 줄 수 있으니 오늘은…"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6·13 지방선거 압승을 이끈 현장의 '리더십'을 꼽으라면 추미애 대표가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일 거다.
추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공식 선거운동 기간 7천160㎞를 이동하면서 26시간 30분간 후보 지원유세를 했다.
평화와 개혁 실현을 위해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고 했고 사상 최대 승리를 견인했다.
특히 전략지역인 부산·울산·경남에 당력을 집중하고 자유한국당 지지기반인 대구에서 지난 9일 사전투표하는 등 영남 공략에 진력했다.
당의 역사적 동진(東進)을 일궈낸 한복판엔 그가 있었다.
추 대표의 이른바 '시스템 공천'도 선거 승리에 기여했다는 것이 당내 평가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을 때 '김상곤 혁신위'가 만든 당헌·당규를 적용해 절차에 따라 공천 하면서 비교적 잡음 없는 선거가 가능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롯해 '미투(Me too) 파문'으로 당이 휘청거렸을 때는 여성 당 대표로 신속히 수습했다는 평도 따랐다.
추 대표도 14일 "민주당이 국민에게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경선 과정부터 본선까지 투명하고 공정하게 신뢰를 드린 덕택"이라고 자평했다.
또 라디오 인터뷰에선 '문 대통령 효과'가 이번 선거에 미친 영향을 묻는 말에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당도 단일대오로 일사불란하게 잘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곤, 선거 승리가 당 대표의 지도력 덕분이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잘난 척하면 맛이 간다"며 자세를 낮췄다.
2016년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이끌고 대선 승리의 토대를 일군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이기면서 한때 '추미애 패싱'이란 말까지 들었던 그의 여권 내 위상은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6년 8월 취임한 뒤 민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당 대표 2년 임기를 다 채운 것도 그의 존재감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 대표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당 일각에선 연임 도전설이 나오고 있으나 추 대표측은 "전혀 아니다"고 손사래 쳤다.
한편으로는 국무총리 발탁과 대권 주자군 합류 가능성도 더러 나온다.
추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제 차기 대권에 도전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면 우선 승리에 도취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니까 오늘은…"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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