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보수 성향 짙은 곳에서 현직 단체장 꺾는 이변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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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부여=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6·13 지방선거 개표 결과 충청권에서 같은 당 소속에 이름은 물론 나이도 같은 두 명의 후보가 기초자치단체장으로 당선돼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박정현(53·여) 대전 대덕구청장 당선인과 박정현(53)이 충남 부여군수 당선인이다.
이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성(性)만 다를 뿐 이름과 나이가 모두 같다.
게다가 두 박정현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은 지역에서 현직 단체장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박정현 대덕구청장 당선인은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낸 환경운동가 출신이다. 2010년 비례대표 대전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2014년 서구 4선거구에 출마,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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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부터 일찌감치 대덕구청장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을 누벼왔다.
대덕구는 대전에서 유일하게 12년 동안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이 집권해온 곳이다. 더구나 대전에서 여성이 단체장 선거에 출마해 승리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데다 상대인 자유한국당 박수범 후보가 현직인 만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무기로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박수범 후보에 당당히 맞서 당권 교체를 이뤄냈다.
박 당선인은 "이제는 구청장 혼자 구정을 이끄는 시대는 지났다"며 "여성 구청장으로서 약자들과 연대해 더 나은 사회, 살만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다른 박정현 부여군수 당선인은 부여 출생으로,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충남도 정무부지사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충남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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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2월 부여군수 출마를 선언하고 농민수당 20만원 지급, 인생 2모작 지원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며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 자유한국당 이용우 후보를 3천27표 차로 따돌리고 군수직을 거머쥐었다.
JP(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고향으로, 보수 텃밭인 부여에서 진보 진영 후보가 군수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민주당 후보에게도 부여군민들이 기회를 주셨다"며 "지금까지 한쪽 날개로 날았는데, 군민이 이번에 날개 하나를 더 달아주신 만큼 서로 경쟁하며 부여를 발전시켜 달라는 뜻으로 알고 적극적인 군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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