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동물원 출신 김창기와 1980년대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곡 '꿈의 대화'를 부른 이범용은 1997년 프로젝트 그룹 '창고'를 결성해 동명의 앨범을 냈다.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연세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각자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감성적인 공통분모로 의기투합했다.
'창고' 앨범에는 각기 개성을 살려 한 곡씩 번갈아 부른 14곡이 채워졌다.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난 이전의 내가 아냐'와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께'는 발매 당시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앨범이 절판된 지 21년 만이자, LP로는 최초로 출시됐다.
고음질 한정판으로 제작된 LP는 트랙 구성을 새롭게 해 사이드A에는 이범용이 부른 5곡, 사이드B에는 김창기가 부른 5곡이 수록됐다. '꿈의 대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김창기가 작사·작곡했다.
이범용은 '꿈의 대화'를 비롯해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께', '너도 알게될꺼야', '너의 눈에 비친 내 모습', '날 기억하는지?'를, 김창기는 '너 하나 뿐인걸', '난 이제 예전의 내가 아냐', '여섯 개의 넥타이로 살아남은 자의 노래', '불안한 기쁨', '믿음'을 노래했다.
한 장의 앨범에서 속삭이는 듯한 김창기의 미성과 호소력 짙은 이범용의 허스키한 음색을 듣는 재미가 있다.
'창고' LP를 제작한 페이퍼레코드 최성철 대표는 "창고는 추억과 사랑과 꿈의 저장고란 의미"라며 "심오한 언어로 꾸밈없이 내면의 풍경을 담은 앨범으로, 당시로써는 독보적인 사운드 엔지니어링을 통해 포크와 블루스적인 느낌을 표출했다"고 소개했다.
김창기는 동물원에서 데뷔곡 '거리에서'를 시작으로 '변해가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혜화동',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아침이면', '널 사랑하겠어' 등의 히트곡을 만들었다. 2000년 솔로 1집 '하강의 미학'을 낸 그는 13년 만인 2013년 2집 '내 머리 속의 가시'를 내고 활동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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