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전멸'로 11개월 만에 침몰한 홍준표호

입력 2018-06-14 16:30   수정 2018-06-14 16:35

지방선거 '전멸'로 11개월 만에 침몰한 홍준표호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보수를 구하겠다며 출범했던 홍준표호가 11개월여 만에 침몰했다.
출항 직후부터 거친 언사와 독단적 운영으로 구설에 올랐던 홍준표 전 대표는 보수를 재건하기는커녕 철저한 민심의 외면 속에 6·13 지방선거에서 '전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홍 전 대표는 1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지난해 7월 3일 당권을 잡은 지 346일만이다. 당 대표의 임기는 2년이지만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스타검사 출신으로 15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그는 정치적 고비마다 승부수를 던지며 몸집을 키워왔다.
19대 총선 패배 이후 2012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나섰고 2014년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 위기에 봉착했지만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기사회생했다.
보수 대권 주자 기근 속에 구원투수로 나서서 24%라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득표율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대선 패배 이후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당 대표를 맡으면서 여의도 정치 전면에 나섰고, 특유의 완력으로 당을 장악했다.
그러나 거침없는 언행과 독단적인 당 운영은 끊임없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대선 출마 당시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내가 유죄가 되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을 검토하겠다"고 말하면서 당 안팎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그는 대표가 된 이후에도 직설적인 성격 탓에 늘 '막말 논란'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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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반대 세력을 '암 덩어리', '바퀴벌레', '고름', '연탄가스' 등에 비유하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거칠게 대응했고,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을 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고립을 자초했다.
문재인 정권을 '주사파 운동권 정부'로 규정하고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 무드에 대해 '위장평화 쇼'라며 공세를 퍼부은 점도 민심의 이반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결국, 선거 막바지엔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유세를 거부하는 '홍준표 패싱' 현상으로 한동안 유세 현장에도 나서지 못했고, 이런 점이 총체적으로 지방선거 판세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친홍 체제'로 당직을 꾸리고 측근들을 전략공천하면서 '사당화' 논란을 낳은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홍 전 대표는 결국 선거기간 내내 공언했던 광역단체장 '6곳+알파(α)'를 챙기기는커녕 대구·경북(TK)만 근근이 지켜내면서 정치적 치명상을 입고 중도 퇴진하게 됐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와 디도스 사건 등에 따른 지도부 집단 반발로 5개월 만에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데 이은 두 번째 불명예 퇴진이다.
지방선거 이후 조기전당대회를 통한 당권 재장악과 2020년 총선 공천권 행사, 대선직행이라는 시나리오도 있었지만,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홍 전 대표는 당분간 야인으로 와신상담하면서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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