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중독·지나친 휴대전화 사용 제한 목적
학생들 "휴식시간 갖게 돼 오히려 좋아" 이례적 반응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영국 총리만 19명을 배출하고 한해 학비만 최소 3만8천파운드(한화 약 5천500만원)에 달하는 명문 사립 기숙학교인 이튼 칼리지가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 제한 방안을 도입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사이먼 헨더슨 이튼 칼리지 교장은 한 콘퍼런스에 참석, 학생들의 소셜미디어 중독을 막고 숙면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같은 방안을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이튼의 신입생인 9학년(year 9·13∼14세)은 저녁 9시 30분이 되면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든 전자기기를 학교측에 제출한 뒤 다음날 오전 7시45분에 돌려받는다.
만약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승인을 받은 뒤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사용 제한은 학생들을 소셜미디어 이용에 따른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한편,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줄임으로써 수면 시간을 늘리고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당초 청소년인 학생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됐지만,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헨더슨 교장은 전했다.
그는 "반발은커녕 어떤 학생들은 소셜미디어에 오른 글을 읽거나 답글을 다는 등의 압박에서 벗어나 휴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했다"면서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튼 칼리지는 학생들의 긍정적 반응에 힘입어 10학년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단 이튼 칼리지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는 영국 청소년층의 정신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의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컴(Ofcom)에 따르면 12∼15세 중 83%는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어린이 중 절반은 12세가 될 때까지 소셜미디어 계정을 갖게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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