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검찰, 트럼프 '재단 자금 유용' 혐의로 기소(종합)

입력 2018-06-15 09:10   수정 2018-06-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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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검찰, 트럼프 '재단 자금 유용' 혐의로 기소(종합)

법원에 재단 해산·벌금 및 배상금 부과 요구…트럼프 "합의 않겠다" 강력반발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미국 뉴욕주 검찰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자신의 자선재단인 '도널드 J. 트럼프 재단'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녀이자 재단 관계인인 이방카, 트럼프 주니어, 에릭도 기소 대상에 함께 포함됐다.
미 언론에 따르면 바버라 언더우드 뉴욕주 검찰총장은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상 채무자에게 돈을 갚고 골프장을 재단장하고 지난 대선 관련 행사들에서 수백만 달러를 쓰는 데 이 비영리 재단을 반복적으로 악용했다고 밝혔다.
재단 이사회는 지난 19년 동안 모인 적이 없고 재단 회계책임자는 자신이 이사진에 포함됐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언더우드 총장은 "반복적이고 고의적인 사적 유용이 있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재단을 법이 아닌 자의에 따라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재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영리 단체에 돈을 지불하는 수표책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뉴욕주 대법원에 트럼프 재단을 해산하고 남은 자산 약 100만 달러를 다른 자선 단체들에 나눠주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게 280만 달러의 벌금과 배상금을 부과하고 10년 동안 뉴욕 지역의 비영리 기구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명령할 것을 요구했다.
이방카를 비롯한 자녀들에 대해서는 1년간 비영리 기구를 운영할 수 없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추잡한 뉴욕 민주당원들, 그리고 지금은 망신당해 (쫓겨난 전 뉴욕 검찰총장) 에릭 슈나이더만이 1천880만달러를 벌어 그보다 많은 1천920만달러를 기부한 재단을 놓고 나를 고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하고 있다"며 "나는 이 건에 대해 합의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올린 트윗에서 애초 이 사건 수사를 지시했던 슈나이더만 전 총장을 향해 더욱 날을 세웠다. 민주당 소속으로, 트럼프 대통령 저격수 역할을 했던 슈나이더만은 지난달 과거 여성 폭행·학대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슈나이더만은 뉴욕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운동을 하고, 거의 2년이나 끈 이 웃기는 사건을 기소하는 데에는 배짱이라곤 없는 인물"이라며 "지금 그는 불명예스럽게 사퇴했고, 우리가 해결할 것 같지 않자 그의 제자들이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기소와 자신을 겨냥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을 '마녀 사냥'이라고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앞서 올린 트윗에서 "북한과 관련해 훌륭한 결과를 낸 싱가포르에서 이제 돌아왔기 때문에 애석하게도 이제 사고의 과정이 마녀사냥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어떠한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재단도 성명을 내고 "기부로 받은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자선 목적으로 썼다"며 이번 기소를 "최악의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재단은 이미 대선 기간부터 기부금 유용 의혹을 받아왔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6년 11월 국세청에 공식 제출한 재단 자료를 통해 유용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재작년 12월 이해충돌 방지 차원에서 트럼프 재단이 해체 수순을 밟는다고 밝혔지만, 당시 뉴욕 검찰은 유용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끝날 때까지 재단을 법적으로 해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었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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