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발 대신 수사 필요성 언급에 '무게'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및 법관 사찰 의혹에 대한 후속조치를 오늘 발표한다.
대법원은 15일 "김 대법원장이 오늘 대국민 담화문 형식으로 사법행정권 남용행위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에 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발표 시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의혹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로부터 상고법원 도입에 관한 협조를 얻기 위해 특정 재판을 협상 카드로 삼아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최근 대법원 특별조사단 조사에서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특별조사단이 법원행정처 컴퓨터에서 찾아낸 문건에는 당시 상고법원 도입 등 사법정책에 비판적이던 판사나 법관 모임 등을 사찰한 정황을 담은 문건들도 포함돼 있다.
이런 문건 작성을 지시했거나 보고받은 의혹이 있는 양 전 대법원장과 문건 작성에 관여한 법원행정처 관련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후속조치의 핵심 내용이다.
이날 대법원이 김 대법원장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 예정 사실을 알리면서 그 내용이 '형사상 조치에 관한 입장'이라고 소개한 점에 비춰 이번 의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김 대법원장이 직접 검찰에 고발하는 방식보다는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수준의 입장 발표를 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시민단체 등의 관련 고발이 접수돼 있는 데다 행정처 문건을 찾아낸 특별조사단도 관련자들에게 직권남용 등의 범죄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김 대법원장이 직접 고발 카드를 꺼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그동안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 온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 대표판사들마저 지난 11일 임시회에서 대법원장 명의의 검찰 고발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 고발 가능성이 작아진 상태다.
다만 지방법원 단독 및 배석판사 등 소장 판사들이 형사고발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법원 공무원들도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기소 등 엄정한 처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이번 사태를 사법부 스스로 해결할 것을 강조하면서 검찰 수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25일 '사법행정권 남용행위 특별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불거진 '재판거래' 의혹 사태가 어떤 식으로 일단락될지 법원 안팎의 시선이 대법원에 쏠리고 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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