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계열 후보가 동구에서 보수정당 이긴 건 처음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더불어민주당 허인환(49) 인천 동구청장 당선인이 3번째 도전 끝에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60.41%의 득표율을 올린 허 당선인은 39.58%의 득표율을 기록한 자유한국당 이흥수(57) 후보를 가볍게 제치고 당선됐다.
그는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때에는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따라 민주노동당 조택상(59) 후보에게 양보하고 도전을 멈췄다.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가 인천 동구에서 보수 정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은 1995년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1998년 2회 지방선거 때 민주당 계열인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김창수 후보가 당선되긴 했지만 보수 정당을 상대로 한 승리는 아니었다. 김 후보는 당시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허 후보는 '3수(修)' 끝에 구청장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지만, 한국당 이 후보는 현직 구청장이라는 프리미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고배를 마셨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후보가 지난해 불거진 뇌물수수 비리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선거를 치른 탓에 도덕성에서 치명타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분뇨수집운반 업체 대표에게 이권을 주고 아들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허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인 동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교육 시설과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약했다.
1950년대 동구 인구는 37만명이었지만 올해 현재 6만8천명까지 줄었다. 계속된 인구 유출의 원인으로 열악한 교육·주거 환경과 침체한 지역 경제가 꼽혔다.
허 당선인은 교육환경개선 기금 100억원을 조성해 학교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화폐인 '동구 사랑 상품권'도 10억원어치 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10여 개 주거환경개선 사업이나 재개발 사업 등도 추진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겠다고 했다.
허 당선인은 16일 "유권자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사회복지사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동구에서 4년간 구정을 이끌게 됐다"며 "주민과 소통하며 현명하게 동구의 내일을 책임지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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