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종전선언 계속 검토…북미 후속협상 진전 따라 논의 개시"
"트럼프, 비핵화 과정 한국 역할 부탁"…"북미회담, 北을 국제사회 일원 견인"
"주한미군 문제, 북미협상 대상 아냐"…"정부 NLL 입장 불변"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서혜림 기자 = 한미는 올해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포함한 한미연합훈련의 일시적인 중단 여부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15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결정된 게 없지만,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만간, 가까운 시일 내에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그 입장에 기초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한다고 했다"며 "그 지침에 따라서 한미 협의가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조치를 실현하고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 남북·북미 간 좋은 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대북 군사적 압력 조치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미국도 우리 입장에 상당히 동의하고 공감하고 있어 이를 토대로 양 정부 간 협의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국방부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전날 전화통화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문제를 거론하고 문 대통령이 검토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한미 국방 당국이 신속한 논의에 들어감에 따라 곧 한미연합훈련의 일시적인 중단 결정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조율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한미는 여러 안보현안에 대한 논의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여러 차원의 대화가 아주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말해 한미 양국이 일정 부분 공감대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종전선언 추진 여부와 관련, 이 관계자는 "남북미 3국 간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싱가포르 북미회담 때에는 안 했는데 이 문제는 계속 한미 간, 필요하다면 남북 간에도 협의를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워싱턴에 도착하는 대로 이번 회담에 대한 평가와 회담 결과를 어떻게 이행할지에 대한 협의를 한 뒤 빠른 시일 내에 북미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협상 진전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종전선언이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협상이 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서는 "남북 간 비핵화 시간표를 아주 구체적으로 협의한 것은 없다"며 "비핵화 문제는 일차적으로 북미 간 해결할 문제이지만 판문점선언에서 보듯 완전한 비핵화의 조기 완료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조기 완료를 목표로 한 협의가 있었고 한미 간에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해 상당한 협의를 진행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비핵화 과정에서) 좀 더 많은 한국의 역할을 부탁했다"며 "우리 민족 문제여서 역할을 주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한미·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좀 더 원활히 조기에 이뤄지도록 하는 역할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견인한 계기가 됐다. 싱가포르 회담 이전과 이후의 북한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스테이터스(지위)도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동등한 대화 파트너로 인정해 정상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를 계기로 북한이 자신감을 갖고 비핵화도 추진하고 북한사회를 개방해나가는 조치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공약을 했다는 것을 평가해야 한다"며 "비핵화 협상이 과거 10년간 중단됐다 재점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특히 북핵을 어떻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해결하느냐에 중점을 둔 과거와 달리 역내평화를 위한 포괄적 협상을 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동맹 차원의 이슈로, 어떤 형태로든지 북미 간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한미 간 아무런 협의도 없었고, 입장 변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전날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문제와 관련해 NLL을 둘러싼 양측 간 입장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NLL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추호도 변함없다"며 "남북정상 합의처럼 서해지역 우발적 충돌 방지와 자유로운 어로 활동 보장 방안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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