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 핵무기 폐기 약속이 지켜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이 1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제만 대통령은 이날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사람들은 대화해야 하며 두 사람(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난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이 이행될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북한은 테러 체제다. 잘 알려졌다시피 독재자들은 자신의 약속과 서명한 협정을 이행하지 않는다"면서 "(아돌프) 히틀러도 뮌헨협정(1938년)을 준수하지 않았다. (유사한 예는) 더 나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뮌헨협정은 1938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4개국 정상 간에 체결된 협정으로 독일인 거주 지역인 체코의 수데텐을 독일에 할양하는 대신 체코 국경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았으나 이듬해 히틀러는 이 협정을 무시하고 체코를 병합했다.
제만은 북미 정상회담을 게임에 비유하면서 "아직은 무승부지만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됐다. 결국 이것은(한반도 비핵화 약속은) 언론을 위한 비눗방울에 그칠 수 있다. 다른 행보가 뒤따르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앞서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와 미국의 북한 체제 안전보장을 명시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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