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배스 손맛 '짜릿'…강태공들에겐 인기 상한가

입력 2018-06-17 08:22  

천덕꾸러기 배스 손맛 '짜릿'…강태공들에겐 인기 상한가
"가짜 미끼 간편하고 청결"…'아재 취미'는 옛말, 남녀노소 즐겨
배스 낚시인 꾸준히 증가, 30만명 달해…낚시용품 판매 5년새 5배↑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담수호나 하천의 포식자로, 토종 어종을 멸종 위기로 몰아가 생태 교란종이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강태공들에게는 그 어떤 어종보다도 인기를 누린다.
월척은 50㎝에 달할 정도로 덩치가 커 묵직한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다.
낚시 애호가들이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배스만 전문적으로 잡는 낚시꾼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위생적이고 준비가 간편한 가짜 미끼를 사용하는 루어낚시를 중심으로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겼던 낚시를 즐기는 젊은층이 부쩍 늘면서다.
지난 15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의 한 하천에는 루어 낚시를 하는 20∼30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회사원 조모(34) 씨는 "퇴근 후 해가 지기 전까지 한두 시간 짬을 내 낚시하러 왔다"며 "루어 낚시는 채비가 간편해 짧은 시간 즐기기에 부담이 없다"고 전했다.
루어 낚시는 가짜 미끼를 이용해 물고기를 유인하는 낚시 방법이다.
배스 낚시 애호가들이 모이는 포털사이트 카페 가입자는 17일 기준 11만3천 명을 넘어섰다.
17일 사단법인 한국스포츠피싱협회(KSA)에 따르면 배스 낚시를 즐기는 인구는 전국 30만 명으로 추산된다.
김선규 한국스포츠피싱협회장은 "지렁이 등 생미끼 대신 거부감 없는 가짜 미끼를 사용하는 루어낚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며 "루어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최근 5년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특히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취미생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 쇼핑사이트가 최근 5년간(2013∼2017년) 남성 고객 대상 낚시용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판매량이 4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판매량은 2013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징그러운 생미끼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루어 낚시를 즐기는 여성도 늘었다.
지난달 13일 경남 합천호에서 열린 아마추어 배스 낚시 대회 참가자 500명 중 140명이 남녀 커플로 참가했다.
올해는 경북 안동호, 충북 백곡저수지 등 전국에서 13개의 프로 배스 낚시 대회가 열린다.


루어 낚시를 방송하는 여성 BJ도 덩달아 인기 반열에 올랐다.
여성 유튜버가 운영하는 낚시 관련 채널인 '흔치 않은 여자 예라니'는 지난 15일 기준 구독자 2만1천 명을 넘어섰다.
또 다른 여성 유튜버가 운영하는 낚시 채널 '아잉2 TV'도 1만5천 명이 구독 중이다.
프로 낚시인으로 활동하는 이형근(35) 선수는 "큰 배스는 길이가 50㎝에 달하고 잡혔을 때 저항이 강해 짜릿한 손맛을 원하는 낚시인들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며 "다양한 가짜 미끼로 잡을 수 있어 실력을 겨루는 낚시대회의 대상 어종으로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농어목 검정우럭과 민물고기인 배스는 1998년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 교란종이다.
1973년 어민소득을 높이기 위해 식용으로 들여왔으나 식탁에서 외면받아 천덕꾸러기가 됐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토종 민물 어종을 먹이로 삼아 개체 수가 급속히 불어나는 배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잠수부를 동원, 작살로 찍어내거나 인공 산란장을 설치해 배스가 낳은 알을 제거하는 등 퇴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배스 낚시인들은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생태 교란 어종도 없애는 '선행'에도 나서는 셈이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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