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 지고도 MOM…잇단 극장골에 웃지 못할 풍경

입력 2018-06-16 04:02  

[월드컵] 경기 지고도 MOM…잇단 극장골에 웃지 못할 풍경
우루과이-이집트전·이란-모로코전서 모두 진 팀에서 최우수선수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이란과 모로코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이날의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MOM)는 상이 아니라 벌을 받으러 온 듯 울상이었다.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이란팀의 선수가 아니라 막판 자책골로 허탈하게 진 모로코팀의 선수가 MOM으로 뽑힌 탓이었다.
에르베 르나르 모로코 감독과 함께 회견장에 들어온 젊은 미드필더 아민 하리스(20)는 어두운 표정으로 "팀이 이기고 내가 MOM으로 선정되지 않는 편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리스는 MOM에게 주어지는 버드와이저 트로피를 그냥 빈 맥주병을 들듯 아무렇게나 움켜쥐고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이란-모로코전까지 세 경기가 펼쳐진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극적인 경기 막판 골이 벌써 여러 차례 나왔다.
이날 0-0 균형을 깬 모로코 아지즈 부핫두즈의 자책골은 전후반 90분이 모두 흐르고 후반 추가시간 6분 가운데에도 5분이 지난 상황에서 터졌다.


이에 앞서 우루과이와 이집트의 A조 경기에서 승부를 가른 우루과이 호세 히메네스의 득점도 후반 44분에 나왔다.
개막전이던 A조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전에선 이미 경기 결과가 기울어진 상황이긴 했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두 골이나 더 나왔다.
3경기 7골 가운데 절반 이상인 4골이 정규시간 종료 직전이나 추가시간에 터진 것이다.
승부가 막판에 갈리다 보니 3경기 중 2경기의 MOM은 진 팀에서 나왔다.
MOM 선정 투표가 경기 중간에 시작돼 종료 직후 마감되는 탓이다.
우루과이-이집트전에서도 종료 직전까지 여러 차례 선방을 펼친 이집트 골키퍼 무함마드 엘시나위가 MOM으로 선정됐다.
89분을 잘 버티고도 마지막 순간 통한의 결승 골을 허용한 엘시나위로서는 결코 기뻐할 수 없는 영광인 셈이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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