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28.45페소로 추락…100년 만기 국채 이자율 9%로 최고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중앙은행 수장이 교체된 지 하루만인 15일(현지시간) 또다시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달러 대비 페소 가치는 이날 장 초반 4% 이상 상승하며 반등을 꾀했으나 결국 전날보다 1.05% 하락한 28.45페소로 장을 마감했다.
메르발 주가지수도 1% 내려 나흘 연속 하락했으며, 100년 만기 국채 이자율도 사상 최고치인 9%를 기록했다.
앞서 페소화 환율은 전날에도 6.58% 치솟은 달러당 27.98페소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환율이 높아지면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페소화 가치는 금주에만 11%, 연초 대비 34.45% 각각 떨어졌다.
지난 4월 중순부터 불거진 신흥국 통화 위기의 진앙으로 여겨지는 아르헨티나는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40%까지 끌어올리는 극약 처방을 단행했지만 페소화 가치 폭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500억 달러 구제금융 합의, 중앙은행 총재 교체라는 초강수를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금융시장 불안정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날에는 페데리코 스터제네거 중앙은행 총재 후임에 전 재무장관 루이스 카푸토를 임명하고, 재무부와 재정부를 통합했다.
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권에 합류하기 전에 10년 이상 JP모건 등 월가에서 일한 금융 전문가 카푸토를 신임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했지만 한번 돌아선 투자심리를 되돌리지 못한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두 자릿수대의 물가상승률과 불어나는 부채 등 재정수지 악화가 아르헨티나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선 마크리 정권이 무상복지 축소 등 획기적인 경제 체질 개편 없이 과거 좌파 정권 당시 유지했던 외환시장 규제를 대거 풀면서 취약한 경제가 국제 투기자본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거래인은 "카푸토가 아직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도 시장은 벌써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현지 증권사인 포트폴리오 퍼스널은 보고서에서 "조급한 투자자들은 명확한 통화 전략을 기다리고 있다"고 조언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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