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알자지라 출신 등 채용…'중국 시각' 뉴스 전달 예정
러시아 RT 이어 뉴스 불공정성 우려 제기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중국의 국영 매체인 중국중앙(CC)TV의 영어 뉴스 채널 CGTN(China Global Television Network)이 런던에 유럽지역 본부를 설립한다.
앞서 중국이 주요 관영 매체들을 통합한 '중국의 소리(Voice of China·中國之聲)' 매체를 발족키로 한데 이어 나온 이번 움직임은 중국의 사상과 이익을 전 세계에 대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CGTN은 올해 런던 서쪽 치직(Chiswick) 지역에 3만 스퀘어 피트(약 2천787㎡) 크기의 유럽본부를 설립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CGTN은 이미 BBC와 알 자지라 등에서 일한 수십명의 뉴스 앵커와 사회자, PD 등을 채용 중이다. CGTN은 최종적으로 300명 가량을 채용할 계획이다.
CGTN은 '중국 관점에서' 공정한 뉴스를 방송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높은 급여를 무기로 채용을 진행 하고 있다.
CGTN은 현재도 스카이 등 일부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을 통해 이용이 가능하지만 중국 베이징 또는 미국이나 케냐에 있는 본부에서 만든 뉴스를 주로 내보내고 있다.
영국 현지에서는 런던에 세워질 CGTN의 유럽본부가 중국의 이익과 주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채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전략적 이익과 관련되거나 민감한 주제인 대만, 티베트, 남중국해 등과 관련한 이슈에서는 공산당 지침에 충실한 뉴스를 내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런던에는 러시아 정부가 후원하는 뉴스 채널인 RT(Russia Today)가 있다.
글로벌 뉴스와 관련해 러시아의 시각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RT는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해 불공정한 뉴스와 프로그램을 내보낸 혐의로 영국 방송통신규제위원회인 오프콤(Ofcom)의 조사를 받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대학의 비비언 마쉬 교수는 "중국은 자국의 경제적 파워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갖길 원한다"면서 "CGTN은 국영 미디어 기관으로, 기자들이 평소에는 정확하려고 애를 쓰겠지만 (공산당의) 레드라인을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주요 관영 매체들을 통합해 세계 각국에 중국의 이데올로기를 적극적으로 전파할 '중국의 소리' 방송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미국의 소리'를 본뜬 것으로 여겨지는 이 매체의 설립은 중국에 대한 편견을 가진 서방 매체에 맞서 적극적으로 중국의 사상과 문화를 전파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뜻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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