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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권좌에서 밀려난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검찰에 기소될 위기에 놓였다.
17일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최근 검찰에 넘긴 조사보고서를 통해 나집 전 총리를 돈세탁과 횡령 혐의로 기소할 것을 권고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MACC는 이미 기소에 필요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권고를 받아들여 기소할지는 이제 검찰총장의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나집 전 총리는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회사 1MDB를 통해 수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2016년부터 1MDB에서 횡령된 돈으로 조성된 미국내 자산에 대한 압류 절차를 진행 중인 미국 법무부는 나집 전 총리가 빼돌린 돈이 45억 달러(약 5조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나집 전 총리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혐의가 인정될 경우 5∼15년의 징역형과 세탁한 액수의 5배에 이르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MACC는 1MDB의 천문학적 부채와 자금유용 의혹이 처음으로 표면화했던 2015년 당시에도 나집 전 총리를 기소할 것을 검찰에 권고했지만, 당시 반부패위원장이 외압에 쫓겨나고 수사 담당자들이 잇따라 경질되는 등 심한 보복을 당한 바 있다.
이런 행태에 분노한 말레이시아 국민은 지난달 9일 총선에서 야권에 몰표를 던져 나집 전 총리를 권좌에서 몰아냈고, 마하티르 모하맛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는 즉각 1MDB 스캔들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나집 전 총리는 이미 지난달 MACC에 소환돼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았다. 그와 가족의 집에서는 명품 핸드백이 담긴 상자 284개와 현금·외화가 든 가방 35개, 다량의 다이아몬드 등이 압수됐다.
경찰은 압수한 현금과 외화만 1억1천400만 링깃(약 311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 등 보석류와 명품은 아직 감정이 끝나지 않았지만, 한화로 7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추산된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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