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단독회담서 전화번호 교환…"김정은 '핵단추 없애게 됐다'"

입력 2018-06-17 12:24  

북미 단독회담서 전화번호 교환…"김정은 '핵단추 없애게 됐다'"
백악관 대변인-김여정 불러 주고받게 해…美 정부 관계자 전언
"김정은 '전세계가 트럼프에 의해 핵단추 없어지게 됐다는 것 알아야'"
트럼프 '17일 北에 전화' 예고속 직접소통 이뤄질까…핫라인 가동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단독회담 도중에 서로 직통 전화번호를 교환한 것으로 16일(현지시간)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 책상 위에 있는 핵 단추를 없애버리게 한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핵 단추를 없애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북한에 전화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연초 각자의 '핵 단추 크기'에 관한 말 폭탄을 주고받은 두 정상의 집무실 책상 위에 핵 단추 대신 서로 연결하는 직통전화가 설치돼 본격적인 핫라인이 열리게 될지 주목된다.
북미 정상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하던 중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각각 잠시 회담장으로 불러 이들을 통해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누가 먼저 이를 제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확대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둘이 대화를 나눌 때 전화번호를 주고받으며 서로 자주 통화하자고 얘기했다'며 배석자들에게 전화번호 교환 사실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확대회담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내 책상 위에 있는 핵 단추를 없애버리게 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것'이라며 '전 세계 사람들이 핵단추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치워지게 됐다는 걸 알고 당신(트럼프 대통령)을 존경(respect)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가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기 때문에 핵 단추가 필요 없어져 없애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 글을 통해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고 응수, 북미 정상 간에 핵 단추 크기 경쟁이 벌어지며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북미 정상이 회담에서 직통 전화번호를 서로 교환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전화하겠다'고 예고한 17일 실제 북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날'(매년 6월 셋째 주 일요일)인 17일 계획을 묻자 "북한에 전화하려고 한다"며 북미 정상 간 직접 소통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김 위원장에게 직접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줬다. 그는 어떤 어려움이든 생기면 나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 나도 그에게 전화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매우 좋은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를 거론했으나 통화가 아닌 방식으로 소통이 이뤄질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두 정상이 직통 전화번호를 주고받기는 했지만, 아직 북미간에는 지난 4월 4·27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설치된 남북 정상 간 핫라인과 같은 공식 채널이 설치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에 교환한 전화로는 안부 정도의 간단한 통화 이상은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외교소식통은 "북미 정상이 직통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수시로 원활한 소통을 이어가며 신뢰를 회복, 관계를 개선하자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아직 북미 간에 공식적인 핫라인이 설치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북미 정상이 17일 직접 소통을 하더라도 그 방식이 꼭 전화통화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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