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를 앞두고 국내 은행들이 대(對) 이란 수출 기업들에 대한 무역금융을 일부 중단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000030]과 기업은행[024110]은 이란과 교역하는 국내 기업에 대한 기한부 신용장을 지난달부터 매입하지 않고 있다.
이란 정부는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 대금을 우리·기업은행에 개설된 중앙은행 원화결제계좌에 쌓아두고, 우리나라 기업의 이란 수출대금과 정산하는 방식으로 무역 거래를 해왔다.
은행들의 신용장 매입 중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180일의 유예 기간을 주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우리·기업은행은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11월 8일 이후 물품 대금을 받게 되는 기한부 신용장의 경우 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신용장을 매입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에 매입한 신용장으로 진행되는 거래는 유예 기간 중 청산해야 한다. 다만 즉시 결제가 이뤄지는 일람부 신용장은 정상적으로 매입이 이뤄지고 있다.
기한부 신용장 매입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철회하거나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과거처럼 '예외국가' 지위를 얻어내면 재개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미리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기한부 신용장 매입을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은행들이 원유 등 제재 품목을 제외한 교역의 경우 예외국가 지위 인정과 무관하게 신용장이 발급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할 방침이다. 제재 품목 역시 예외국가가 인정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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