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킹메이커 "러시아인, 클린턴 추문 정보에 200만弗 요구"

입력 2018-06-18 10:58  

트럼프 킹메이커 "러시아인, 클린턴 추문 정보에 200만弗 요구"
흑막정치의 달인 스톤, WP에 시인…러 접촉 트럼프측 인사 11명째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킹 메이커'로 불렸던 로저 스톤이 2016년 대선 기간 힐러리 클린턴의 추문을 제공하는 대가로 200만 달러(약 한화 23억원)를 요구한 한 러시아 남성을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의 참모로 맹활약했던 스톤은 트럼프 대통령의 30년 지기로, 워싱턴 정가의 악명높은 로비스트이자 '네거티브' 흑막정치의 달인으로 지칭되는 인물이다.
스톤은 WP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5월 자신을 헨리 그린버그라고 소개한 한 러시아인을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이 남성이 트럼프의 상대였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정보를 제공할 테니 200만 달러를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톤은 "당신은 도널드 트럼프를 잘 모른다. 그는 어떤 것에도 돈을 안 낸다"며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바 없는 이 모임은 역시 트럼프 캠프에서 보좌관으로 활동한 마이클 카푸토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이 이 모임의 존재를 파악,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스톤의 WP 증언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 러시아 측과의 접촉을 전면 부인해왔던 스톤이 이처럼 입장을 바꿈에 따라 대선 및 인수위 기간에 러시아와의 접촉을 인정한 트럼프 행정부 관리나 측근들의 수는 적어도 11명으로 늘었다고 WP는 지적했다.
앞서 스톤과 카푸토는 지난해 하원 정보위에서 증언하면서 그린버그와의 만남을 비롯한 어떠한 러시아인과의 접촉도 없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에는 WP에 그린버그가 연방수사국(FBI)의 '정보원'이었다는 주장을 폈다. 이는 FBI가 자신의 대선캠프에 정보원을 침투시켰으며, 뮬러 특검의 수사는 '마녀사냥'일 뿐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WP가 확보한 관련 문건들에 따르면 그린버그는 과거 FBI의 정보원으로 일했지만 2013년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버그는 WP에는 스톤과의 만남이 있었던 모임 당시에는 FBI를 위해 일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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