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이재명 이겼다고 형수가 사과해야 하나…김성태 월권"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역대 최악의 참패를 당해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당 소속 재선 의원들이 18일 공개 모임을 갖고 당 해체를 비롯한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박덕흠 의원 주도로 성사된 모임에는 김명연·김선동·김진태·김한표·박대출·박인숙·염동열·이채익·홍철호 의원 등 10명이 참석했다.
당내 재선은 32명이지만 3분의 1만 자리한 셈이다.
이 자리에서는 당 쇄신 방안과 관련한 해법이 난무했다.
김선동 의원은 "공개 발언은 최소화하자"며 비공개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자고 했지만 10명 중 8명이 공개 발언을 쏟아냈다.
김한표 의원이 가장 먼저 '당 해체'를 수습 방안으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할 때 내지 못했던 비겁함도 있었다. 이점 부끄럽게 생각한다"면서 "누구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우고 낙인찍기보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우리가 죽는 길이 사는 길이다. 국민이 다시 부를 때까지 깊은 성찰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박인숙 의원도 이에 동의했다.
박 의원은 "국민이 사형 선고를 내렸고 죽으라고 명령했다고 생각한다"며 "모두 국가에 헌납하고 당원 모집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박대출 의원은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가치를 잃어버리는 표변이나 돌변은 곤란하다"고 말했고, 김진태 의원도 "우리가 가진 이념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담을 그릇이 문제였다"고 했다.
김 의원은 특히 "그런 식으로 따지면 민심이 이재명을 선택했으니 이재명 형수가 이재명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냐. 그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성태 원내대표가 최근 의원총회에서 무릎 꿇고 사과문을 발표한 것을 주도한 것에 대해서도 "이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 있는 원내대표가 월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명연 의원은 "당 해체는 당원에게 뜻을 물어야지 우리가 당 주인이 아니다"며 "우리가 스스로 살길을 모색하기보다 당의 진로와 의원 개개인의 진로까지도 모두 외부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홍철호 의원도 "살기 위한 방편으로 해체를 수단으로 쓰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은 안된다"고 반대 의사를 표시하며 "안보를 포함한 외교통일 부분을 다룰 정무대표와 경제대표를 구분해 당의 체질을 바꾸고 역할을 분담해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재선 의원들은 지난 15일에도 당의 활로 모색을 위해 모임을 했고, 향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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