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실제 재판관여 정황…원세훈 판결 누설 의심"

입력 2018-06-18 14:46  

"양승태 사법부 실제 재판관여 정황…원세훈 판결 누설 의심"
민변 "1심 판결 선고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 형량 정확히 메모"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당시 법원행정처가 실제로 법원 판결에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많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최용근 변호사는 18일 민변 주최로 열린 '사법농단 사태 주요이슈 심층분석 기자좌담회'에서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와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문건 등을 함께 분석하며 이렇게 밝혔다.
최 변호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 사건 1심 선고일이던 2014년 9월 11일 김 전 수석의 업무일지에 '元-2.6y, 4유, 停3(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이라 적혀 있던 사실을 제시했다.
이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는 오전에 열리고 원 전 원장의 1심 판결은 오후에 선고됐다"며 "이미 판결 결과가 청와대에 누설되지 않았다면 미리 알 수 없을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난 후 청와대의 동향을 분석한 법원행정처 문건에서도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고 최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결론을 사전에 보고하라고 요구하지 않았으면 나올 수 없는 표현이나 대법원이 청와대·정부 입장을 미리 청취했다는 점을 전제하는 표현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상고법원 관련 문건들을 분석한 서기호 변호사는 "양승태 사법부가 고위 법관들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던 상고법원은 재판거래 의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대법원 3차 조사에서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상고법원 관련 문제를 적당히 덮어두려 했다"면서 "상고법원은 재판개입의 동기에 해당하므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관사찰 의혹을 담당한 김지미 변호사는 법원 내 학술단체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을 와해시키기 위한 중복가입 해소 조치,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추천 개입, 법관 동향파악,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 개입 등이 대부분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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