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한애규가 따뜻한 흙으로 빚은 '푸른 길'

입력 2018-06-18 17:44  

조각가 한애규가 따뜻한 흙으로 빚은 '푸른 길'
아트사이드 개인전 개막…푸른 유약 장식한 40여점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국내에서 손꼽히는 테라코타 조각가 한애규 개인전 '푸른 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15일 개막했다.
테라코타는 흙을 빚어 높은 온도에서 굽는 것이다. 작가는 테라코타 구상, 그중에서도 여성성과 모성을 빚어낸 조각 작업에 몰두해 왔다.
형태는 단순하지만, 가슴과 엉덩이 곡면을 부각해 풍만한 신체를 표현한 것이 한애규 조각 특징이다. 이는 테라코타의 질박한 질감, 부드러운 색채와 조화를 이룬다.
작가는 2015년 펴낸 책 '여행이란 이름의 사색의 시간'에서 "흙은 촉감이 좋다. 젖은 흙은 차갑지만 정서적으로 따뜻한 재료다. (중략) 흙은 냄새도 좋다. 젖은 흙냄새가 작업실에 들어살 때마다 느껴져 마음마저 촉촉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40여 점이 나온 이번 전시 또한 테라코타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다.
한애규를 상징하는 여인상 연작인 '조상'과 가축을 형상화한 '실크로드' '소' 연작, 상체는 인간이며 가슴 아래는 말과 유사한 반인반수 형태의 '신화' 연작들이 지하 1층에 줄지어 있다.
지상 1층에는 기둥 조각과 파편들을 표현한 '흔적들'이 전시됐다. 스러진 문명의 흔적을 전하는 작품이다.
전시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군데군데 푸른색 유약을 바른 것이 특징이다. 여인상의 발밑, 반인반수의 눈동자, 기둥 조각 등에 남은 푸른색은 인류 문명이 교류를 이어온 길, 그 길 위에 존재하는 '물'의 흔적을 상징한다.
작가는 "이 푸른 흔적은 그들이 건넜거나, 보았거나, 만졌거나, 마셨거나, 발을 적셨던 물의 흔적"이라고 밝혔다.
조각 행렬을 지은 것은 분단으로 끊어진 북방으로의 길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지난 세기 전반부까지 우리에게 세상은 북쪽으로 열려 있었다. (중략) 이제 그 길을 거슬러 아주 오래 걸리더라도 아주 먼 곳으로 '걸어서' 떠나야겠다."(작가노트)
전시는 7월 19일까지. 문의 ☎ 02-725-1553.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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