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이사회 탈퇴 가능성…8월 퇴임 자이드 대표 작심 쓴소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자이드 라드 알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18일(현지시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밀입국자 부모-자녀 격리 정책을 두고 "부도덕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자이드 대표는 이날 개막한 제38차 유엔인권이사회(UNHRC) 총회 모두 발언에서 미국 정부를 비판하면서 "어린이들을 학대함으로써 부모들의 이주를 막으려고 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평생 남을 상처가 될 수 있는 이런 정책을 미국이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제아동협약의 비준도 촉구했다.
미국은 국제아동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부터 밀입국자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면서 부모를 따라 국경을 넘어온 아이들을 부모와 격리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주까지 이민자 자녀 임시보호소가 설치되는 멕시코 접경 텍사스 주부터 서부 캘리포니아 주, 동부 미시간 주, 뉴욕 등까지 10여 개 주, 60여 개 도시에서는 밀입국 어린이 격리 조치를 비판하는 크고 작은 집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최근 6주간 무관용 정책으로 격리된 어린이들은 2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6일까지 이어지는 유엔인권이사회는 미국의 이사회 탈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 정부는 유엔인권이사회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관계에서 편파적으로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있고 베네수엘라, 부룬디 등 인권침해 국가까지 순회 이사국으로 참여시키고 있다며 그동안 여러 번 탈퇴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올해 8월 4년 임기를 마치는 자이드 대표는 요르단 왕족 출신으로 2007년∼2017년 주미 요르단 대사를 지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유엔 인권 수장으로서 이민자 정책, 총기 사고 등과 관련해 여러 차례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
자이드 대표는 이날 북한이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조사에 협력할 것도 거듭 촉구하고 미얀마의 로힝야족 인권침해, 중국의 인권활동가 탄압, 베네수엘라·니카라과 인권 문제 등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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