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카메룬 출신의 난민 복서 이흑산(35·압둘레이 아싼)이 세계복싱협회(WBA)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한다.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는 7월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정마루(31·와룡체육관)와 이흑산의 WBA 아시아 웰터급 타이틀매치를 주최, 주관한다고 19일 밝혔다.
이흑산은 2015년 10월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카메룬 복싱 국가대표로 참가한 뒤 숙소를 이탈해 국내 망명을 신청했으나 1차 심사에서 기각됐다.
강제 송환의 위기에 몰렸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지난해 5월 복싱M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올랐다.
"한국 챔피언 타이틀이라도 있으면 망명 심사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훈련에 매진한 결과였다.
그 덕인지 이흑산은 작년 7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흑산은 이후 국내 강타자 고성진, 일본의 바바 가즈히로, 필리핀의 마크 살레스 등을 연파하며 WBA 아시아 타이틀 도전 자격을 획득했다.
이흑산은 원래 66.68㎏의 웰터급이 적정 체급이지만 당시보다 빠른 도전을 위해 한 체급 위의 슈퍼웰터급(69.85㎏)으로 한국타이틀에 도전해 챔피언에 올랐다.
이후 한국타이틀을 반납하고 웰터급 체중으로 경기를 치르며 WBA 아시아 웰터급 챔피언인 정마루에게 집중해왔다.
정마루나 이흑산 중 이번 경기의 승자는 한 차례 더 방어전을 가지면 WBA 세계랭킹에 진입할 수 있고 세계타이틀에도 도전할 자격이 생긴다.
현재 WBA 웰터급 정규챔피언은 루카스 마티세(36·아르헨티나)다. 그는 7월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0)와 대결이 예정돼 있다.
마티세-파키아오의 매치업 바로 직전에는 세미파이널 경기로 복싱M 플라이급 한국 챔피언인 무하마드 와심(31·AK프로모션)이 국제복싱연맹(IBF) 플라이급 세계타이틀에 도전한다.
복싱M 관계자는 "파키아오는 이번에 승리하면 한 차례 방어전을 끝으로 은퇴하고 정치에 전념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며 "파키아오가 이기면 WBA 웰터급 챔피언이 되기 때문에 WBA 아시아 챔피언을 도전자로 선택해 은퇴경기를 겸한 방어전을 치를 여지가 충분하다. 이러면 정마루나 이흑산이 파키아오와 경기를 치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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