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조사단 "문화예술계 성폭력 전담기구 필요하다"

입력 2018-06-19 11:36   수정 2018-06-19 13:33

특별조사단 "문화예술계 성폭력 전담기구 필요하다"

100일간 활동 종료…175건 피해사례 접수 36건 조사
여성 문화예술인 57.7% "성희롱·성폭력 경험"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이 문화예술계에 만연한 성범죄를 막기 위한 근본 대책으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를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
특별조사단은 1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100일간의 활동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특별조사단은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가 성폭력 지원센터인 해바라기센터를 모델로 관계기관과 연계해 성희롱·성폭력에 대처할 수 있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피해자 조력과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정기적 모니터링을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담기구 설치를 위해선 관련법 제정이 필요하므로 그 전까지 성범죄 사건에 대한 관련 기관들의 공적제재 방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 역할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정책과제에는 이 밖에도 ▲ 사각지대 해소를 예술가의 지위 및 권리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 ▲ 성희롱 성폭력 행위자에 대한 공적지원 배제를 위한 법령 정비 ▲ 성희롱 예방조치가 포함된 표준계약서 마련 및 보조금 지원시 의무화가 포함됐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계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으로 '고충처리시스템 정비 및 피해자 보호시스템 강화', '예방지침과 매뉴얼 마련·보급', '예방교육 실시와 현장점검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특별조사단은 40여개 문화예술 기관·단체 간담회, 전문가 간담회, 토론회와 함께 24개 기관·단체 문화예술인과 대학생 6만4천911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 같은 정책과제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계 종사자 중 여성 응답자(2천478명)의 57.7%(1천429명)가 성희롱·성폭력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문화예술계 종사자 전체 응답자(3천718명)의 70.6%(2천624명)가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조사단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폭로된 문화예술계의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3월 1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회 주도로 출범해 100일간 활동한 뒤 이날 공식적인 활동을 종료했다.
특별조사단은 그동안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신고·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175건 피해사례 중 피해자들이 조사를 요청해 특별조사단으로 인계된 30건과 특별조사단으로 직접 접수된 6건 등 총 36건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36건 중 인권위 진정사건으로 접수한 5건은 구제조치 권고 2건, 조정 1건, 조사 중 해결 1건으로 조사를 마쳤으며 나머지 1건은 조사 중이다.
그 외 31건은 수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연계(11건)하거나, 시효가 완성된 사건(9건)과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거나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는 사건(11건)에 해당해 피해자 인터뷰와 기초조사를 통해 종결했다.
문체부는 특별조사단이 제시한 문화예술 분야 정책과제와 개선 사항들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신고·상담센터 운영도 종료됨에 따라 분야별 신고상담창구를 운영할 방침이다.
인권위는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과 관련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향후 정책 권고와 의견 표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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