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7일만에 베이징行…시진핑과 향후 전략 논의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5월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6월 12일 첫 북미정상회담→6월 19일 3차 북중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한 지 일주일만인 19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한 것부터 치면 불과 25일 동안 한국과 미국, 중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는 것이다.
그 이전에 3월 말 1차 북중정상회담, 4월 27일 첫 남북정상회담, 5월 초 2차 북중정상회담까지 고려하면 석 달 새 6번째 정상외교인 셈이다.
2012년 집권 이후 북한 밖을 벗어나지 않아 '은둔의 지도자'에 가까웠던 김 위원장이 한·미·중을 상대로 이처럼 숨 가쁜 정상외교를 펼치는 것은 미국과의 비핵화 담판 추진 과정에서 나름의 '균형 외교'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을 교환하는 미국과의 치열한 담판 과정에서 믿을만한 중재자인 한국, 뒤를 받쳐줄 우군인 중국과 수시로 소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실제 2차 남북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로 첫 북미정상회담이 위기에 처한 직후 김정은 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입을 통해 다시 분명히 전해졌고,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의 동력이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배경에도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중국의 조언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미 군 당국이 이날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의 일시중단을 발표하면서 '쌍중단'은 현실화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이번 회담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북미 간 후속 협상의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미의 연합훈련 중단에 어떤 조치로 화답할지, 핵시설 폐쇄와 신고, 사찰단 수용 등의 초기 단계 비핵화 조치를 진행할지 등을 긴밀하게 상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번 방중에 대해 "전용기 대여 등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보여준 중국 측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주요 사안에 대한 설명 및 협의를 통해 향후 정세를 주도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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