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 틀 안에서 중국-인도-파키스탄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인도가 단호하게 거부했다.
19일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뤄자오후이(羅照輝) 주인도 중국 대사는 전날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개최한 중국-인도 관계 세미나에서 "양국이 지난해 둥랑(인도명 도클람) 사건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진다면 견딜 수 없을 것"이라면서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고 역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3자 회담을 여는 방안을 언급했다.
뤄 대사는 또 인도와 중국이 우호협력협약을 체결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논의하자고도 제안했다.
그는 방글라데시-중국-인도-미얀마의 교통로를 잇는 BCIM 협력 구상, 중국과 인도의 아프간 재건 사업 협력 등도 언급했다.
뤄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4월 중국 우한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비격식 정상회담'을 하는 등 최근 잇단 대(對)중국 유화 행보로 지난해 도클람 국경지역에서 양국 군이 73일간 대치하며 조성된 긴장 해소에 나선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뤄 대사의 발언이 알려지자 인도 외교부는 바로 성명을 내고 그 같은 구상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라비시 쿠마르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로부터 그러한 제안을 받은 적 없다"면서 "뤄 대사의 개인적 의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마르 대변인은 이어 "인도-파키스탄 관계 문제는 순전히 양자 관계에 관한 것으로 어떤 제3국이 관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과 테러 등의 문제로 파키스탄과 대립하는 인도는 종전에도 파키스탄과 관련한 문제에서 유엔이나 다른 나라가 중재에 나서려는 시도는 강하게 거부했다.
인도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슈미르 긴장 완화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할 뜻을 몇 차례 내비쳤을 때도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 문제는 양자 간에 해결한다는 인도 정부 방침이 변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중재 움직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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