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개 정당, 한자리서 북미정상회담 평가…각 당 시각차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여야 5개 정당이 6·12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해 모두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회담 성과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여전히 온도 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자유한국당 조경태, 바른미래당 하태경, 민주평화당 김경진,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 여야 5개 정당의 의원들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다.
'북미정상회담 성과와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남북경제협력'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6·12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평가했다.
특히 토론자로 나선 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의 1항과 2항을 보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제 눈에는 쓰여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CVID는 어찌 보면 목표이지, 과정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 보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CVID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말과 종이로 약속해 찢어버리려면 10초도 걸리지 않는데, 북한은 핵 시설을 폐기해 복구하려면 상당히 기간이 걸린다. 오히려 행동과 행동에서는 북한이 앞서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한 것은 미국도 비핵화의 길로 가는 과정에서 제1액션을 취한 것"이라며 6·12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한 일련의 조치를 긍정 평가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북한과의 경제협력 활성화로 북미회담 분위기를 이어갈 것을 제안했다.
송 의원은 "경제협력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되면 북핵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 본다"며 "개성공단처럼 정치적 이유로 중단되지 않으려면 CVID를 국제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남북·북미 회담을 통해 합의된 내용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제협력을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동시에 남북경제협력 대신 북한의 진정성있는 비핵화 행동에 방점을 찍었다.
조 의원은 "일각에서는 공동성명에 미국이 요구해온 CVID가 명기되지 않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인 비핵화 실현과 남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신뢰 있는 방안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날 우리가 화해와 협력의 손길을 보냈는데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무력도발, 핵실험 등 한반도 위기를 고착시켜온 상황을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여기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사과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이 6·12 북미정상회담 결과 발표 직후 공식 논평을 통해 CVID가 명시되지 않았음을 거론하며 '유감'을 표시했다는 점에서 '수위 조절'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토론에 참여한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김정은 정권은 경제 발전을 위해 위장 평화가 아닌 진짜 평화를 원한다. 대화 국면을 만든 원인은 보수진영에서 주장하는 '대북제재 효과'가 아니라 북한의 의지"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등은 남북한의 '빨갱이' 정권이 연합해 주사파 정권을 만들려고 한다고 하는데, 시대를 오독한 것"이라며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자본주의가 북한에 옮겨가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불시 사찰과 제재 자동 복귀 조항이라는 두 가지 견제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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