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1970∼80년대 도발적인 주제로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선 천재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의 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메이플쏘프'가 오는 21일 개봉된다.
메이플소프는 성적인 주제, 특히 남성 누드와 동성애 등 당시 금기였던 주제를 사진에 담아 대중의 갈채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성기를 드러낸 남성들, 사도마조히즘(SM) 성행위, 성기를 닮은 듯한 꽃 등이 그의 작품에 주로 등장했다.
영화는 그의 사진들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메이플소프의 인간적인 면모와 짧지만 화려했던 삶을 보여준다.
잘생기고 매력이 넘쳤던 메이플소프는 삶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었다. 파격과 스캔들의 연속으로, 그의 사진들 역시 그런 삶 속에서 피어난 결과물이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메이플소프는 1963년 미국 뉴욕의 예술학교인 프랫 인스티튜트에 입학해 미술을 전공했다. 그곳에서 훗날 '펑크록 대모'로 불리게 된 패티 스미스와 만나 첫사랑에 빠진다. 패티 스미스는 메이플소프가 에이즈에 걸려 43살로 숨질 때까지 동지적 관계를 유지했다. 두 사람은 만남 초기에 사진과 음악으로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당대 예술계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동성애자였던 메이플소프는 이후 다양한 남성들과 사랑에 빠지고, 그들의 누드 사진을 찍는다.
다큐멘터리는 그의 동성 연인들과 가족, 동료, 친구 등의 인터뷰를 통해 메이플소프의 삶과 예술 세계를 전한다. 그들은 메이플소프를 무조건 칭송하지 않는다. 이들의 회고를 종합해보면 메이플소프는 누구나 반할 만한 매력을 지녔다. 동시에 유명해지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도 기꺼이 이용하는 야심가였으며, 죽기 직전까지 돈을 번 지독한 워커홀릭이었다.
영화는 그가 남긴 사진과 그의 육성이 담긴 희귀 영상 자료 등을 보여준다. 대형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그의 작품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충격적이다. 사진이 외설인지, 예술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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