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펼쳐지는 월드컵과 맥주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맞아 모스크바를 찾은 전 세계 축구팬은 경기장 안팎에서 엄청난 양의 맥주를 마셔대고 있다.
문제는 워낙 빠른 속도로 맥주를 소비해서 금세 동날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AP통신은 20일(한국시간) 월드컵 기간 벌어진 맥주 품귀현상을 전하며 "맥주를 들이켜는 축구 팬들이 모스크바를 싹 말려버릴 지경"이라고 묘사했다.
모스크바 크렘린 궁과 붉은 광장 근처 식당은 몰려든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한 웨이터는 "모스크바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있고, 그들은 모두 술을 마시고 있다"면서 "가게의 맥주 재고는 거의 바닥났고, 물류 배송도 평소보다 24시간가량 지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인의 축제를 맞아 모스크바와 같은 대도시에서 맥주가 부족해진다는 건 상상하기 쉽지 않다.
AP통신은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는 영업과 광고를 규제하면서 맥주 판매량이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며 "주류 회사들은 올해 월드컵으로 맥주 소비가 대폭 늘어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특수'를 누리는 모스크바의 주류 회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주류 운반 트럭은 쉴 새 없이 맥주와 보드카, 위스키를 실어 나른다.
한 직원은 "사흘 동안 축구 팬들이 맥주 800ℓ를 비웠다"면서 "러시아어로 우리는 '바닥까지!'라고 외치며 건배한다. 이곳을 찾은 팬들이 우리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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