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먹구름이 안보 짓누른다"…미-유럽국간 불안한 동맹 경고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미국과 유럽 회원국 간 차이점을 극복하고 안보 협력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19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낸 기고를 통해 "정치적 먹구름이 나토 동맹국 간의 유대를 짓누르고 있다"면서 "그러나 차이가 상존하는 곳에서 우리는 안보 협력에 부정적인 요소들을 제한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후변화, 관세, 이란핵합의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주요국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나토는 내달 벨기에에서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대서양동맹의 외교·군사적 관계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을 거론하면서 '비극적인 몰락'을 막기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70년전 나토가 창설된 이후 유럽과 북미는 전례 없는 평화와 번영을 누렸으나 최근 정치적 상황이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톨텐베르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이민 캠프'에 비유하면서 독일의 이민 정책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대연정을 흔들고 있고, 독일 국민은 지도자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려은 밀입국하다 적발된 부모에게서 아이를 격리해 수용하는 자신의 '무관용 이민정책'을 두둔하면서 메르켈과 유럽연합에 대해 다소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해 스톨텐베르그는 서방의 결속이 비극적으로 붕괴하는 것을 피하려면 나토 회원국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는 "무역, 기후변화, 이란 핵합의 등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차이점이 미국과 동맹 사이에 존재한다"며 "불일치가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서양동맹이 영원히 번영하라고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그러나 붕괴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동맹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이익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달 나토 정상회의에는 군대 신속 배치, 테러 대응,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지원 확대 등이 의제로 오르겠지만,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평등하다고 주장하는 방위비 분담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스톨텐베르그는 전망했다.
스톨텐베르그는 트럼프가 재임한 이래 유럽 재정 지원을 늘리고 전차부대를 새로 배치하는 등 캐나다와 함께 유럽 안보를 위한 역할을 증대한 점을 추켜세웠다.
이에 대해 영국도 방위비를 늘리는 등 화답하고 있으나, 일부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 이와 상반되게 방위비를 줄이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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