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김정은 방중 마치기 전 신속보도 '파격'…김여정 작품?

입력 2018-06-20 11:25   수정 2018-06-20 11:28

北매체, 김정은 방중 마치기 전 신속보도 '파격'…김여정 작품?

1차 방중 당시엔 사후 보도…김정은 동선·시간도 상세히 보도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번째 방중 일정이 끝나기도 전에 방문 소식과 함께 주요 동선을 상세히 보도하는 '파격'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20일 오전 7시께 일제히 "김정은 동지께서 6월 19일부터 20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게 된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도 이날 발행한 신문 1∼4면을 할애해 김 위원장의 방중 첫날 일정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 소식 등을 사진과 함께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렸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소화하는 도중 대내외적으로 관련 소식을 널리 알린 것은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매체들은 최고 지도자가 해외 방문을 위해 평양을 비우는 경우 이를 아예 '함구'하거나,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야 보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김 위원장의 집권 후 첫 해외 방문이었던 지난 3월 25∼28일 1차 방중 당시와 비교해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당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중국을 빠져나간 28일 오전에야 중국 관영언론과 동시에 관련 보도를 내놨다.
김 위원장이 5월 7∼8일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을 찾아 시진핑 주석과 '깜짝' 회동한 2차 방중 때도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다롄에서 출발한 8일 저녁 북·중 언론이 이를 동시 보도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찾았을 때도 북한 매체들은 중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칠 때 방중 사실과 내용을 보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번 3차 방중에서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주요 동선을 시간과 함께 상세히 전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중앙통신 등은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 타신 전용기는 당과 정부 간부들의 환송을 받으며 오전 9시 20분 평양국제비행장을 출발하였다"며 "전용기는 베이징(北京) 시간으로 오전 10시 베이징 수도국제비행장(서우두 공항)에 착륙하였다"고 밝혔다.
매체들은 또 이날 오후 5시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회동이 이뤄진 사실과, 같은 날 저녁 인민대회당에서 연회가 열린 사실도 자세히 전달했다.
이러한 북한 매체들의 변화는 정상외교를 본격화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와 연동된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나라 정상외교의 일반적 관행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언론 보도 스타일에 따라가려는 행보로도 분석된다.
특히 여기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역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이 제1부부장으로 있는 선전선동부는 최고 지도자 띄우기 및 체제 선전을 전담하는 데다 김 위원장의 활동과 관련한 보도는 김여정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런 조짐은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감지됐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를 떠나 평양에 귀국하기도 전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한편, 통일부도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에 북한 매체가 이를 보도한 데 대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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