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 회장 영장 기각에 한숨 돌려…추가 수사에 촉각

입력 2018-06-2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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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창규 회장 영장 기각에 한숨 돌려…추가 수사에 촉각
경찰, 영장 재신청 가능성에 내부 위기감 여전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KT는 황창규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검찰에서 기각되자 일단 "당장 수장 공백 사태는 피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검찰이 '보완 수사'를 주문한 상황이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수사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20일 황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경찰에 보완 수사를 지휘했다.
검찰은 "구속할 만한 수준의 혐의를 소명하려면 (금품)수수자 측 조사가 상당 정도 이뤄질 필요가 있지만, 수사가 장기간 진행됐음에도 수수자 측인 정치인이나 보좌진 등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 회장을 비롯한 KT 전·현직 임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를 적용해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KT 전·현직 임원들이 2014년 5월부터 작년 10월까지 소위 '상품권 깡'을 통해 조성한 현금 4억4천190만원을 19·20대 국회의원 99명의 후원 계좌에 입금하는 과정에 황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황 회장 측은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사실이나 기억이 없고, CR(대관)부문의 일탈행위로 판단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KT 역시 검찰 출신 김앤장 소속 형사사건 변호사들을 영입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결국 검찰이 보안 수사를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면서 황 회장은 당장 구속되는 위기는 피하게 됐다.
KT 관계자는 "CEO는 경찰에서 일관되게 연관성을 부인해왔다"며 "앞으로도 기존대로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사실관계 및 법리적 측면에 대해 성실히 소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영장을 재신청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KT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기각 사유를 검토해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보완 수사 과정에서 황 회장에 대한 재소환이나 보강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어 KT 안팎에서는 안도하기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칫 경영 차질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황 회장은 당장 다음 주 27일 개막하는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 '상하이 MWC(Mobile World Congress)' 출장을 앞두고 있다. 상하이 MWC에서 GSMA(세계이동통신연합회) 이사회와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할 계획이나 수사 상황에 따라 참석이 어려울 수도 있다.
KT 측은 "정해진 일정에 특별한 변동은 없다"며 "경영 활동은 정상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해온 기존 노조 일부와 새노조는 영장 기각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경찰의 고강도 수사를 재차 촉구했다.
KT노조 본사지방본부 정연용 위원장은 "영장이 기각돼 대단히 안타깝다"며 "경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황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불법 행위를 파헤쳐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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