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참관단 지난달 방문했던 장소들 잇따라 찾아
제재 완화 이후 중국과의 대규모 경협 준비 차원인 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행이 방중 이틀째인 20일 오전 베이징(北京) 농업과학원과 기초시설투자 유한공사를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장소는 모두 지난달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이 방문했던 곳으로, 김 위원장이 참관단 방문지들 가운데 이들 두 곳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차인 금색 휘장이 새겨진 VIP 차량 2대와 수행원 차량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현지시간) 사이드카 호위를 받으며 일제히 조어대(釣魚台)에서 나와 북쪽으로 향했다.
이들 차량은 이후 베이징 농업과학원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이 목격됐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 일행이 농업과학원에 들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농업분야 개혁에 관심이 많은 점이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끈 참관단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농업과학원 문헌정보중심과 중관춘 과학원 문헌정보중심 등을 둘러보며 북한이 IT 등 과학기술과 농업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원한다는 점을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북한에 농업과 과학기술, 인문분야의 대규모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참관단 방문지들을 다시 찾으며 북중 경협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어대로 복귀한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부부와 오찬 및 환담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후 2시가 넘어 조어대에서 다시 나온 김 위원장 일행의 차량은 베이징시 기초시설투자 유한공사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향후 중국횡단철도(TCR) 등 인프라 건설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횡단철도는 서울~평양~신의주를 거쳐 단둥, 베이징에 이르는 남북한과 중국을 잇는 철도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후 남북이 철도를 연결할 때 중국횡단철도 건설은 중국의 주요 현안 사업이 될 것으로 거론된다.
다른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노동당 참관단이 찾은 장소들 가운데 기초시설투자 유한공사를 방문했다는 것은 대북제재 완화 등을 대비해 대규모 경협을 준비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면서 "도로와 철도 건설과 관련해 북중간에 논의할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제1차 북중정상회담 당시 방중 마지막 날 중관춘 사회과학원을 들렀고,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시 주석 부부와 양위안자이에서 오찬한 뒤 특별열차 편으로 귀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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