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웨덴전 '선방 쇼' 조현우, 집에서는 편지쓰는 '사랑꾼'

입력 2018-06-20 18:49  

[월드컵] 스웨덴전 '선방 쇼' 조현우, 집에서는 편지쓰는 '사랑꾼'
월드컵 데뷔 앞두고 아내에게 "무섭지만, 평생 꿈꿔온 순간" 편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축구 대표팀의 첫 경기인 18일 스웨덴전에서 대표팀은 0-1 패배를 떠안았지만, 그 와중에도 팬들의 큰 지지를 얻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대표팀의 주전 수문장으로 우뚝 선 조현우(27·대구FC)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꾸준히 신임을 얻어 본선 첫 경기까지 장갑을 낀 그는 한국이 고전한 가운데 연이은 선방으로 위안을 안겼다.
소속 구단인 대구FC는 20일 조현우와 그의 뒤를 든든히 지키는 가족 얘기를 전했다.
조현우는 2016년 12월 대학 연구원이던 연상의 아내 이희영(29) 씨와 결혼해 9개월 전 딸 하린 양을 얻었다.



이 씨는 출산 전후를 제외하곤 매번 홈 경기장을 찾아 힘을 실었다. 어린이날엔 어린이 팬을 위한 간식 꾸러미를 손수 마련해 응원에 보답하는 등 내조도 톡톡히 한다.
무뚝뚝한 조현우는 고마운 마음을 일일이 표현하지 못하지만,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속 깊은 남편이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난 이후 전지훈련 때문에 해외에 머물게 되자 시작된 사랑의 메시지가 요즘도 집을 떠나있을 때면 이어진다.
스웨덴전에 선발로 나설 거라고 처음 귀띔을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조현우는 이씨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월드컵에 왔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모든 상황이 우리가 말하던 대로 이루어지고 있어"라며 기쁨을 나눴다.



"지금 솔직히 많이 무섭고 긴장되고, 평생 꿈꿔온 순간인 만큼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야. 지금이라도 무섭다고 말하고 싶지만, 오늘 이 순간까지만 생각할 거야"라며 다른 이들에겐 말할 수 없는 긴장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편지 속에 두려움을 모두 내려놓은 그는 스웨덴과 당당히 맞섰다.
떨리는 마음으로 남편의 첫 월드컵 경기를 지켜본 이 씨는 구단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순간을 멋지게 해내고 있어서 정말 존경스러워. 하린이와 나는 여기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을 테니 몸 건강히 다치지 말고 좋은 모습으로 만나자. 앞으로는 거미손으로 불러줄게"라는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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