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신들린 선방' 오초아 상대로 대회 첫 골 도전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신태용호가 상대할 멕시코 축구 대표팀은 빠르고 저돌적인 공격진도 돋보이지만 엑토르 모레노, 미겔 라윤 등이 포진한 수비진도 탄탄하다.
철벽 수비의 맨 후방에는 거미손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버티고 있다.
벨기에 스탕다르 리에주에서 뛰는 오초아는 멕시코 국가 대표팀의 간판 골키퍼다.
멕시코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연령대별 대표팀을 거쳐 2005년 12월 스무 살의 나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듬해 2006 독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3순위 골키퍼였던 그는 한 차례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채 돌아왔다.
4년 후 2010 남아프리카 월드컵에서도 오초아는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오스카르 페레스에 이은 2순위였고 역시나 벤치만 지켰다.
2011년 골드컵 대회에선 금지약물 복용 혐의를 받고 다른 4명의 동료와 함께 대표팀에서 퇴출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지 약물이 아니라 상한 육류를 먹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오명을 벗었다.
우여곡절 끝에 오초아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세 번째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었다. 이젠 당당히 1순위 골키퍼가 된 오초아는 첫 경기 카메룬전을 1-0 승리로 이끌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브라질전은 오초아를 일약 세계 정상급 수문장으로 만든 경기였다. 개최국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오초아는 4개의 결정적인 슈팅을 비롯한 8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막아내는 기막힌 선방 쇼를 펼쳤다.
완벽한 득점처럼 보였던 네이마르의 헤딩 슈팅과 왼발 슈팅도 모두 오초아에게 가로막혔다.
0-0으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오초아는 양 팀의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됐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벤치만 지킨 설움을 단숨에 날린 활약이었다.
당시 소속팀과의 계약이 끝나 무적 상태이던 오초아는 유럽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고 스페인에 이에 지난해 벨기에로 무대를 옮겨 뛰고 있다.
4년 전 브라질전에서 나온 오초아의 선방 쇼는 또 다른 우승후보 독일을 상대로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18일 경기에서 오초아는 독일의 유효슈팅 9개를 막아내며 멕시코의 1-0 깜짝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전반 37분 페널티 아크 바로 바깥쪽에서 찬 토니 크로스의 프리킥 슈팅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낸 것은 전차군단 독일의 사기를 단숨에 꺾어놓을 만한 기막힌 선방이었다.
지난 스웨덴전에서 유효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우리 축구 대표팀이 이번 대회 첫 득점을 올리기 위해서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공격수들이 오초아의 철벽 수비를 뚫어내야 한다.
오초아의 반대편에선 스웨덴전 선방 쇼의 주인공인 조현우(대구)나 대표팀 1순위 골키퍼인 김승규(빗셀 고베)가 나서 오초아의 아성에 도전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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