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추천 일색에 '뜬구름' 목표가…여전한 증권사 보고서
겸연쩍은 투자의견 공시제 3년…목표가 괴리율 공시제도 10개월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종목 분석 보고서가 여전히 '매수' 추천 일색인 데다가 목표주가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3년이 넘은 투자의견 공시제도나 시행 10개월이 지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6월부터 1년간 국내 증권사가 발간한 종목 분석 보고서 1만7천903건 가운데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보고서는 무려 82.42%에 달했다.
이는 직전 1년간(81.81%)이나 그 전 1년간(81.38%)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반면 '매도' 의견은 극소수였다. 매도 의견 보고서는 최근 1년간 총 14건으로 전체의 0.08%에 그쳤다. 직전 1년간(11건·0.06%)보다는 조금 늘고 그전 1년간(45건·0.26%)보다는 많이 줄어든 수준이다.
◇ 최근 3년간 증권사 리포트 투자의견 비율
┌───────────┬────┬────┬────┬────┬───┐
│ 기간 │ 매수 │ 매도 │ 중립 │의견없음│ 전체 │
├───────────┼────┼────┼────┼────┼───┤
│2017년 6월∼2018년 5월│ 14,756│ 14│ 1,553│ 1,580│17,903│
│ │(82.42%)│ (0.08%)│ (8.7%)│ (8.83%)│(100%)│
├───────────┼────┼────┼────┼────┼───┤
│2016년 6월∼2017년 5월│ 14,181│ 11│ 1,519│ 1,624│17,335│
│ │(81.81%)│ (0.06%)│ (8.76%)│ (9.37%)│(100%)│
├───────────┼────┼────┼────┼────┼───┤
│2015년 6월∼2016년 5월│ 13,924│ 45│ 1,447│ 1,693│17,109│
│ │(81.38%)│ (0.26%)│ (8.46%)│ (9.9%)│(100%)│
└───────────┴────┴────┴────┴────┴───┘
※ 자료 : 에프앤가이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근 1년간 매도 의견을 1차례라도 낸 곳은 KTB투자증권[030210](5건), 키움증권[039490](5건), DB금융투자[016610](2건), 대신증권[003540](2건) 등 4곳뿐이었다.
이들 증권사도 전체 보고서 가운데 매도 의견 비율은 1%를 넘지 못했다.
'매수' 의견 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부국증권[001270](94.4%)이었고 신한금융투자(90.5%), 현대차투자증권(90.0%), 메리츠종금증권[008560](89.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2015년 5월부터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매수, 중립(보유), 매도로 구분해 그 비율을 공시하도록 한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가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제도는 도입 초기에 매수 추천 일색인 기업분석의 관행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증권사가 터무니없이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도록 작년 9월 도입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 역시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이상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306곳의 '목표주가 괴리율'은 18일 종가를 기준으로 34.24%에 달했다.
목표주가 괴리율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를 뜻한다. 결국, 증권사들이 현재 주가보다 평균 30% 이상 높은 주가를 목표가로 제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목표주가 괴리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HDC[012630]로, 18일 종가는 2만8천850원이지만 5개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평균 5만4천838원으로 괴리율은 90.1%에 달했다.
또 비아트론[141000](86.7%), 선데이토즈[123420](81.3%), AP시스템[265520](80.8%) 등도 괴리율이 80%를 넘었다. 이를 포함해 306개 상장사 중 304곳의 목표주가가 현 주가보다 높았다.
반대로 목표주가가 현 주가보다 낮은 종목은 F&F[007700]와 현대로템[064350] 등 2개뿐이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