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서 평화 노래하는 축제…마치 베를린 장벽 무너진듯"

입력 2018-06-21 11:55  

"DMZ서 평화 노래하는 축제…마치 베를린 장벽 무너진듯"
21∼24일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해외 음악인들 방한
박원순 "DMZ 여러행사 적극 지원…내년 페스티벌 평양서 하길"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마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 같습니다. 모든 일이 어떻게 이토록 신속하게 일어날 수 있는지 믿을 수가 없어요."
영국의 저명한 인디레이블 '쿠킹 바이닐' 회장이자 분쟁지역인 팔레스타인에서 뮤직엑스포를 설립한 마틴 골드슈미트 씨는 21일 서울 도봉구 플랫폼창동61에서 열린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해 몇 차례나 '베를린 장벽'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서울과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열리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접경지역인 강원도 철원 고석정·노동당사·월정리역과 서울역에서 백마고지까지 가는 기차 안에서 강산에, 이승환, 선우정아 등 7개국 34개 뮤지션이 평화를 노래한다. 콘퍼런스는 23∼24일 공연에 앞서 열리는 사전 행사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의 아이디어는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기획자인 마틴 엘본 씨가 냈다.
영국 음악·페스티벌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는 그는 지난해 방한해 DMZ 투어를 갔다가 강렬한 인상을 받고 이곳에서 야외 페스티벌을 열자고 제안했다.
그가 DMZ 음악 축제를 제안했을 때만 해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말 폭탄'이 오가는 엄혹한 상황이었지만 몇 달 새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서울시도 페스티벌 지원에 나섰다.



콘퍼런스에서 골드슈미트 씨와 대담을 나눈 박원순 서울시장은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프로젝트라면 무슨 아이디어든 주면 실행하겠다"며 "서울시가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전 세계에서 분단국가로 남은 게 한반도밖에 없다"며 "인류의 역사는 긴 안목으로 보면 상식적이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에 지금의 (남북관계) 흐름에 부침은 있겠지만, 평화로 가는 길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의 진전은 서울시가 사활을 걸어야 할만한 일이며, 관계를 진전시킬 힘은 문화와 예술"이라며 "DMZ의 여러 행사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의 남북 단일팀 합의가 됐으니 내년에는 단일팀을 넘어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북한 여러 도시가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내년에 열릴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잘하면 DMZ가 아니라 평양으로 기차 타고 가서 열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밝혔다.
골드슈미트 씨는 "지금 이 시기에 서울에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많은 영감을 준다"며 "DMZ에서 평화의 메시지가 전 세계에 전파되고,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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