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형은 재밌고, 이영표 형은 분석력 좋죠"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수많은 해외 필드 경험을 가진 박지성(37)이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해설 데뷔를 하자 많은 축구 팬의 시선이 쏠렸다.
SBS TV에서 배성재 캐스터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그는 해설에서도 특유의 '노력파'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박 해설위원은 첫 해설이었던 지난 14일 개막전(러시아-사우디)에서는 부자연스러운 발성과 중복되는 단어 사용 등으로 아쉬움을 낳았지만, 지난 18일 한국-스웨덴전에서는 짧은 기간 '맹훈련'을 통해 급속도로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 축구 팬들로부터 '역시 노력파'라는 말을 들었다. 여기에 외국에서의 현장 경험을 살린 생생한 해설과 선수들의 심리 상태까지 분석해주는 세밀한 표현이 더해져 호평받는다.
배성재 캐스터와 '빼박콤비'로 불리는 박지성 해설위원의 활약 덕분에 SBS의 개인 전체 시청점유율(수도권, 닐슨코리아)은 14일 개막전 때 26%로 출발했지만 18일 한국-스웨덴전은 35%로 지상파 3사 중 1위에 올랐고, 19일 열린 일본-콜롬비아전은 38%를 기록하며 타사와 격차를 벌렸다.
시청자층의 '핵심'으로 불리는 2049(20~49세) 시청률도 개막전 23%에서 한국-스웨덴전 37%, 일본-콜롬비아전 41%로 뛰어올랐다.
이렇듯 러시아 현지에서 고군분투 중인 박지성 해설위원과 22일 서면 인터뷰로 잠시 만났다.
박 해설위원은 개막전 후 일부 실망스러운 반응, 그리고 이후 보완한 과정에 대해 "'내가 바라보는 축구'를 시청자들께 공유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막전은 월드컵이라는 무대 속 현장에서 중계하니 흥분을 많이 해서 연습 때 같이 못 했다"고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시청자분들의 여러 의견을 듣고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고, 연습 때 하던 모습들이 나오면서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박 해설위원은 또 KBS 2TV에서 이영표 해설위원, MBC TV에서 안정환 해설위원이 나서면서 2002년 4강 신화 주역 간 3자 경쟁 구도가 펼쳐진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 중계를 하느라 다른 방송을 모니터링할 시간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두 분은 지난 월드컵 때 (해설했던) 좋은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안)정환이 형은 재미있게, (이)영표 형은 분석에 강점을 가지는 해설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성재 캐스터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리허설 때부터 처음하는 것이 아닌 계속 같이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배성재 캐스터가 제게 프리롤을 준 것 같이 편하게 해설할 수 있도록 해줬기에 호흡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박 해설위원은 아울러 지난 스웨덴전 패배와 관련해서는 "우리 라인을 지나치게 내려서 상대하니 손흥민의 출발 위치가 너무 낮았다"며 "그것이 공격력 저하의 원인이고 스웨덴에 주도권을 내준 이유이다. 또 수비 집중력이 90분 내내 유지되지 않았다. 심리적 부담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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