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미달하면 다음달 결선투표…제1야당 후보와 양자대결 유력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오는 24일(현지시간) 터키에서 대선과 총선이 동시에 치러진다.
작년 개헌에 따라 이번 대선·총선을 계기로 터키 정부형태는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뀐다.
대통령중심제로 전환하는 선거는 내년 11월로 예정됐으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올해 4월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 선거 시기를 1년 5개월 앞당겼다.
24일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과반 득표 여부, 그가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의 과반 의석 유지 여부에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50% 이상을 득표하면 당선이 확정되며, 과반 득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다음달 8일 결선투표에서 양자 대결을 벌이게 된다.
마지막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은 50±3% 수준이다. 과반 득표를 전망하기 어렵다. 유세 막판으로 갈수록 하락 조짐이 나타났다.
결선투표에서도 여전히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나 쿠르드계의 투표 행태에 따라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무하렘 인제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있다.
단, 이는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진다는 전제 아래 가능한 시나리오다.
야권은 선거전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됐다며 불공정 캠페인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AKP는 압도적 자금력과 조직력으로 물량공세를 벌이고 있다.
최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선거참관단은 터키 선거 중간보고서에서 언론 지형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에 현저히 유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이론적으로 2033년 또는 그 이후까지도 집권할 수 있다.
또 하나 주요한 관전 포인트는 AKP가 의회 600석 가운데 과반을 달성할지 여부다.
여론조사에서 AKP와 '민족주의행동당(MHP)'이 구성한 선거연대 지지율은 48.7%(각각 42.9%와 5.8%)로 나타났다.
AKP 단독으로는 과반에 미달할 것이 유력하며, 선거연대를 결성한 MHP 지지율을 합쳐도 50% 못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소야대 의회가 탄생한다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국 장악력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20일(현지시간) 터키 크랄FM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 의석이 300석 미만이면, 연정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럴 가능성은 매우, 매우 작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통령중심제에서는 연정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자신의 지난달 공개 발언을 스스로 뒤집는 것이다.
데블레트 바흐첼리 MHP 대표는 AKP·MHP 선거 연대가 과반 의석에 미달한다면 재선거가 치러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는 "나라가 선거에만 빠져 있을 수 없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재선거 가능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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