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현지 경찰의 '셋업 범죄' 의심…교단 측, 경찰에 탄원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개신교회 교단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이하 기성) 소속 한국인 선교사가 필리핀에서 억울하게 구속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교단 측이 구명 운동에 나섰다.
기성 총회는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백영모(48) 선교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윤성원 총회장의 명의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탄원서를 경찰청장에게 제출했다.
종교계에 따르면 백 선교사는 불법으로 무기를 소지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안티폴로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뒤 현재까지 풀려나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 경찰은 한국계 선교법인인 한우리복음선교법인(Hanwoori Evangelical Mission Inc·HEM)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총과 탄약, 수류탄이 발견돼 여러 차례 백 선교사에게 출석 통지서를 보냈으나 출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백 선교사 측은 HEM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조사받을 이유가 없으며, 경찰이 출석 명령서를 백 선교사의 거주지가 아닌 HEM 또는 HEM 소유인 필리핀국제대학(Philippine International College·PIC)에 보내 통지 자체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백 선교사와 기성 총회 측은 필리핀 경찰이 HEM을 압수수색 하는 장면이 현지 방송에 방영된 점에 비춰볼 때 부패한 경찰이 무고한 사람을 붙잡아 석방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셋업 사건'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HEM과 기성 총회 등은 필리핀 경찰에 여러 차례 백 선교사의 석방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백 선교사의 아내 배순영 선교사는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편 선교사가 안티폴로 감옥에 있습니다(필리핀)'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려 현재 2만5천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배 선교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교·정치적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하루빨리 남편이 석방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정부와 경찰에 호소했다.
윤성원 기성 총회장은 호소문에서 "백 선교사는 18년째 필리핀에서 가난한 이웃을 돕고 봉사한 성직자"라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갇힌 백 선교사의 석방을 위해 국민이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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